에산 하지사피와 알리레자 베이란반드의 모.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란 축구 대표팀의 주장 에산 하지사피(AEK 아테네)가 부상으로 쓰러졌던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페르세폴리스 FC)에게 계속 뛰도록 강요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공분을 샀다.
지난 21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이란은 카타르 도하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1차전 상대인 잉글랜드와 맞붙어 2-6으로 완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란은 주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수비 중심의 '늪 축구'를 통해 잉글랜드를 압박했다.
이란은 최전방 공격수인 메흐드 타레미를 제외한 9명의 선수를 페널티 박스 근처에 배치해 극한의 수비축구 형태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란의 주전 골키퍼 베이란반드가 동료 수비수 마지도 호세이니와 충돌해 경기장에서 쓰러졌다.
베이란반드는 코에서 출혈이 발생했고, 결국 뇌진탕 증세를 보여 10분가량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았다.
상황이 악으로 치닫자 주장 하지사피는 베이란반드에게 독려했다. 그는 베이란반드가 치료를 받고 일어서자 계속 뛸 수 있을 거라는 모션을 재차 취했다.
또, 들고 있던 물병을 이용해 베이란반드의 얼굴에 물을 뿌렸고, 이러한 장면들이 중계 화면에 그대로 담겼다.
그러나 베이란반드는 장갑을 낀 채 골문 앞을 지키는 듯 보였으나 몇 분 지나지 않아 다시 쓰러졌다. 결국 베이란반드는 들것에 실려 경기장 밖으로 이송됐다.
이러한 장면들을 목격한 이란 팬들은 하지사피의 SNS를 찾아가 분노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인가", "조금 더 깊이 생각했으면 한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토트넘 홋스퍼 출신 저메인 제너스가 영국 공영방송 BBC의 방송에 출연해 "그가 계속하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2022년이고 우리는 뇌진탕 프로토콜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그는 계속 뛰도록 강요당한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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