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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플라스틱도 자원"… 열분해유 2030년 330만t으로 확대 [위기의 석유화학]

구원투수는 순환 경제 (上)
폐플라스틱 고열 가열해 원유 생산
후처리 거쳐 나프타·경유로 재활용
SK지오센트릭·LG화학 공장 건설
미래 먹거리 기술개발·투자 탄력

"폐플라스틱도 자원"… 열분해유 2030년 330만t으로 확대 [위기의 석유화학]
지속가능경영의 대안으로 '순환경제'가 떠오르면서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도 폐플라스틱 재활용기준 설정 등 지원에 나서고 있어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신시장 열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학적 재활용으로 폐플라스틱에서 추출 가능한 글로벌 열분해유 생산량은 연평균 17% 이상 성장하며 지난 2020년 70만t 규모에서 오는 2030년 33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열분해유란 비닐 등 폐플라스틱을 300~500도의 고온으로 가열해 만든 원유를 말하며 후처리 과정을 거쳐 나프타, 경유 등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기존에 소각하던 폐플라스틱을 다시 정제유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순환경제 관련 핵심기술로 꼽힌다.

정부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시장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삼고 관련 제도개선 및 지원을 추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지난해 '한국형 순환경제 이행계획'을 발표하며 전체 폐플라스틱 처리 현황 중 0.1%에 불과한 화학적 재활용 비중을 2030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열분해유의 재생이용 유형 신설, 관련지침 개정, 조세감면 등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열분해시설 분류 변경, 폐기물 재활용 방법 및 유형 정비, 열분해시설 설치, 관리기준 신설 등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에 나섰다.

■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경쟁 가열

이에 따라 주요 정유 및 석유화학 기업들은 열분해유 관련 기술개발 및 생산능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엔지니어링 서비스 전문기업 테크닙에너지스와 폐폴리스티렌(폐PS) 열분해 및 재활용스티렌(RSM)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향후 폐PS 열분해기술 도입과 공장 건설 등 RSM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울산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2025년 하반기까지 SK 울산콤플렉스 내 부지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준공하고 연간 25만t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다는 목표다. SK지오센트릭은 이를 위해 미국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와 합작법인 계약을 하는 등 글로벌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31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 석문산업단지 내에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열분해유 공장과 에어로젤 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관계사인 현대케미칼은 롯데케미칼, LG생활건강과 함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100% 활용해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생산 확대에 나섰다. LG생활건강 화장품을 담는 친환경 용기를 양산하고 향후 세제용기, 생활용품용기 등으로도 제품군을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현대케미칼은 현재 보유 중인 정유·석유화학 공정을 활용해 연간 최대 3만t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처리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다.
향후 10만t 규모로 설비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현대오일뱅크는 열분해유를 정유 공정에 투입해 나프타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1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친환경 나프타로 생산하는 공정에 대해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 친환경제품 인증(ISCC PLUS)을 취득하기도 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