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인천 계양구 한 편의점에 일회용품 사용제한 강화와 관련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점주 제공
[파이낸셜뉴스] 일회용품 사용 제한이 강화된 첫날 현장에서는 여전히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당장 오늘부터 어떤 품목이 금지되는 지에 대해 제대로 숙지되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자영업자들도 많았다. 특히 1년 간의 계도기간이 생기면서 그동안은 "안지켜도 된다"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 현장에서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24일 서울지역 전역의 편의점과 음식점 등에는 오전부터 일회용품 사용제한에 관련한 안내문을 붙이느라 분주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씨는 "관련 공문이나 안내문을 배포해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따로 받은 것이 없어 아침부터 직접 안내문을 출력해 테이블과 계산대에 비치했다"면서 "안내문이 없으면 아무래도 손님과 실랑이가 생길 수도 있어 귀찮지만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부터 카페나 식당 등에서 일회용 종이컵이나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등의 사용이 제한된다. 편의점이나 제과점 등에서 비닐봉투를 판매할 수도 없다.
그러나 1년간의 계도기간에는 과태료가 유예되다보니 당장 어떻게 해야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자영업자들도 많다.
영등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씨는 "아직까지 플라스틱 빨대 재고가 있어 일단은 이것을 사용해야하고, 이후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는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면서 "과태료가 유예된다니 급하게 바꿀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반면 어차피 바꿔야하는 흐름에 맞춰 당장 일회용품 사용 중단을 결정한 곳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1인 카페를 운영 중인 박씨는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일회용컵을 사용했었는데, 이제는 사용하지 못해 '설거지 지옥'이 시작됐다"면서 "가뜩이나 최근에 우유가격이 오르는 등 원가부담이 더해지는 상황에서 알바생을 구할 수도 없고 갑갑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이날은 우루과이전이 예정돼 있어 편의점에서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경기도 안양시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이씨는 "월드컵 경기가 있어 야간에 소주, 맥주나 안주거리를 사가는 사람들이 몰릴텐데 걱정"이라면서 "종량제 봉투 사용을 안내하라는데 취객들 중에 분명히 이를 딴지거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업계는 본사가 가맹점에 납품하던 비닐봉투를 발주 중단했는데, 계도기간 동안에는 실랑이가 많을 수밖에 없어 고민이 상당하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가격이 저렴한 봉투 구매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편의점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인근 편의점에서 주는 봉투를 안줬다가 단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 계양구에서 2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최씨는 "편의점에 장바구니 들고 오는 손님이 어딨냐"며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사가시면 되긴하는데 100원이 아쉬운 장사라 속편하게 비닐봉투를 따로 사놨다"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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