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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피부분석… 뷰티 넘어 질병진단으로 영역 넓힐 것"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룰루랩
전세계 피부데이터 집약체'루미니'
주름 등 진단 후 맞춤 솔루션 제공
15개 만성질환 분석 기술 연구중
누적 투자금 300억대… IPO 도전

"AI로 피부분석… 뷰티 넘어 질병진단으로 영역 넓힐 것"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최용준 룰루랩 대표
룰루랩은 지난 2016년 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lab)으로 설립된 후 2017년 분사(스핀오프)한 기업이다. 전세계에서 수집한 수백만건의 피부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상처리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뷰티 및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전개한다. 룰루랩의 비전은 피부데이터를 핵심 바이오 지표로 활용해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예측,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누적투자 300억원...2024년 IPO 목표

파이낸셜뉴스가 찾은 서울 강남구 룰루랩 본사에는 키오스크 형태의 AI 피부 분석 솔루션 '루미니'가 곳곳에 있었다. 직원들이 수시로 피부 상태를 체크하는데 아침과 저녁의 피로도에 따라 분석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정도로 세분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최용준 룰루랩 대표는 27일 "대중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뷰티 분야에 먼저 AI 피부 분석 솔루션을 접목시켰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이를 통해 질병을 조기 진단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로 시작한 룰루랩은 최 대표의 설명처럼 뷰티 섹터에 첫 발을 내딛고 AI 피부 분석 솔루션 루미니를 이미 상용화한 상태다. 키오스크 형태의 기기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진출했다. 하드웨어를 직접 판매하는 것은 사용자 확장성에서 큰 제약이 있기 때문에 지난 8월에는 모바일 기반 제품 '루미니 SDK'를 론칭했다.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루미니 SDK를 통해 피부 진단을 바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내년에는 자체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루미니는 피부를 스캔해 모공, 주름, 여드름 등의 항목을 분석한다"면서 "피부과 의사가 진단하는 것과 비교할 때 92% 이상 정확도를 보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개개인의 피부 상태별 맞춤 뷰티 제품과 콘텐츠를 매칭 및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도 제공한다. 룰루랩의 솔루션은 이미 전세계 100개 이상의 글로벌 파트너사에 공급됐다. 온라인을 통해 피부를 진단하고, 이에 맞는 뷰티 제품을 추천하는 비즈니스는 사업성도 인정받았다.

최 대표는 "올해 스타트업 업계에 투자 상황이 좋지 않지만 지난 7월에도 시리즈 C 유치를 마무리했다"면서 "누적 투자금은 300억원대 중반이고, 오는 2024년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차곡차곡 과정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인류 삶의 질 높이는 기업 될 것"

룰루랩의 경쟁력은 단연 기술력에서 나온다. 매해 10건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고 특허를 등록하는 등 객관적 기술적 우위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7월 룰루랩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영상처리 기법에 관한 논문은 전기·전자·컴퓨터·통신분야를 아우르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회 IEEE가 개최하는 국제 심포지엄에서 단 2편만 뽑는 최고 논문(Best Paper)에 선정됐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는 2019년부터 4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뷰티 시장에서 먼저 상용화된 룰루랩의 AI 피부 분석 기술이 고도화되면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도 현재보다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대표는 "기존엔 의사들이 상담을 통해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대화를 통한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얼굴 영상과 피부 변화를 체크하는 것으로 조기에 진단한다면 알츠하이머의 발견과 치료에 있어서 엄청난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룰루랩은 2024년 디지털 의료기기 인증 획득을 목표로 저혈압에 대한 디지털치료기기 기술 개발을 진행중이다.
두피케어솔루션과 아토피, 건선, 백반증 등 15가지 만성 피부 질환에 대한 분석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최 대표는 목표는 "전세계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는 "모바일 기기를 통한 피부 분석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이 상용화되면 의료 혜택을 많이 보지 못하는 사람들도 빨리 병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질병 치료의 골든타임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확보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