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OTT) 라쿠텐 비키에 제공되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포스터.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BTS(방탄소년단)는 하이브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대장주로 만들었다. 엔터·미디어업계에서 대박의 힘은 다른 업종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조정세를 보이는 11월 국내 증시에서 드라마 한 편이 '상한가 보증수표'로 활약하고 있다. 웹소설 원작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주인공이다. 드라마가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고공행진을 하자 관련주들도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9일 증권투자 플랫폼 증권플러스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인 테마는 웹툰(17.00%)과 미디어(12.27%) 테마였다. 기간을 1개월로 늘려도 네옴시티(25.66%)와 함께 미디어(27.89%)와 웹툰(23.22%) 테마가 3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방송 콘텐츠 배급사인 코퍼스코리아는 지난 25일 상한가를 찍었다. 앞서 23~24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각각 3.73%, 15.11% 오르면서 2000원대 초반이던 주가가 3000원대로 뛰어올랐다. 코퍼스코리아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일본 유통권을 보유하고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 수혜주의 시작이었던 래몽래인(제작사)도 이달 24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번 주에는 차익 실현 매물로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있지만 드라마 방영 전 2만원대 초반이었던 주가는 40% 이상 올라 3만원대에 안착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래몽래인은 '재벌집 막내아들'이 올해 4·4분기와 내년 1·4분기 실적에 걸쳐 반영이 되고 ‘마에스트라’ ‘직필’ 등의 대작도 준비중"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은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최소 50억원 이상으로 연간 2~3편의 대작과 함께 제작 밸런스를 맞추면 안정적인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방송·미디어업종은 '한한령' 해제 기대감 영향으로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달 22일 중국에서 한국영화 상영이 재개됐다. 사드 사태로 2016년 중국정부가 한한령을 내린 지 6년 만이다.
실제로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기업 덱스터의 주가는 지난 22일 1만50원에서 이날 1만3550원으로 5거래일 만에 35% 가량 급등했다.
드라마의 원작인 웹소설 관련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웹툰·웹소설 유통 플랫폼인 미스터블루는 지난 달 초 저점을 찍은 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지난달 28일 4035원에 마감했던 주가가 이달 28일 6900원까지 71.00% 껑충 뛰었다. 미스터블루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원작 웹소설을 제공했다.
웹툰 등 웹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인 키다리스튜디오도 지난 23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지난달 5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8000원대 후반까지 견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수혜를 입었던 웹툰·웹소설 관련 종목들이 올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며 "웹소설 기반의 드라마가 흥행했고 사우디 국부펀드가 카카오엔터에 투자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종목들의 주가 상승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드라마 테마주의 경우 방송과 함께 호재가 사라지기 때문에 추가적인 호재가 발생해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의견이다. 지난 여름 흥행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제작사 에이스토리도 방송 이후 3개월여 만에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한 상황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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