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화물차주 대상으로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 카드를 꺼내들자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노정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업무개시명령은 2003년 화물연대 총파업을 계기로 2004년 도입됐지만, 화물차주 대상으로 발동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업무개시명령은 불법종식명령"이라며 "국민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법치주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불법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이제 불법 귀족노조의 시대도 종식"이라며 "화물연대는 경제 소생을 바라는 민생과 국민경제를 볼모 삼아 산업 기반의 핏줄인 물류를 중단시켰다. 불법파업으로 나라경제가 파탄 나고 국민의 고통·불안을 방치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야당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위헌성이 큰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고 화물연대와의 대화와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으로 요구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외형상 법치주의를 내걸었지만 법적 처벌을 무기로 화물노동자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낮은 운임, 과적·과로로 인한 안전사고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고민이나 개선 의지는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됐지만 노동계는 강경대응 일색이다. 향후 노정 관계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화물연대는 "우리는 범정부적인 탄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업무개시명령을 비롯한 정부의 탄압에 맞서 더 큰 총파업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도 화물연대와 궤를 같이했다.
건설업계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으로 당장 급한 불은 끌 것으로 보여 일단 한숨 돌리는 분위기이다. 다만 여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봤다.
pja@fnnews.com 박지애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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