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셍(홍콩증시)에 투자했다가 대폭 손실을 봤던 상장지수상품(ETP)이 되살아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 매수세도 활발하다. 항셍지수는 지난 11월 말 1만8597.23으로 한 달새 25% 넘게 뛰었다. 홍콩H지수(중국 본토기업 상장사)도 29%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 및 부동산 정책 방향에 따라 항셍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12월 2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상위 20개 중 항셍테크 관련 상품은 5개로 집계됐다. 이들 평균 수익률은 25.61%이다. 선두를 차지한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는 44.94% 성과를 냈다.
항셍테크 상품은 상장지수증권(ETN) 시장도 석권하고 있다.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H)는 이 기간 41.61% 수익을 올리며 전체 2위에 올랐다. TRUE 레버리지 HSCEI(H), 삼성 레버리지 HSCEI(H)도 각각 38%, 37%대 성과를 기록했다.
제로코로나 강화, 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 여파로 주저앉았던 홍콩증시가 중국정부 규제 완화 기대감에 대폭 회복세를 보인 덕분이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과 함께 이달 경제공작회의, 내년 3월 양회 등 정책 이벤트를 향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며 "본토시장보다 정책 및 지정학적 리스크에 타격받았던 홍콩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은 항셍테크 상품을 사들이고 있다.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던지는 매물도 상당하지만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는 최근 한 달 사이 3억7153만원어치 순매수를 나타냈다. KB STAR 차이나HSCEI(H), ACE 차이나항셍테크도 각각 6억5675만원어치, 4194만원어치 담았다. TRUE 레버리지 HSCEI(H)는 최근 1주일 동안에만 1억3174만원어치 순매수했다.
문제는 향후 정책 방향 및 강도에 따라 지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대목이다. 코로나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증시를 흔들 수 있는 위험 요소도 해소되지 않았다.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과의 알력 다툼, 대만과의 분쟁도 위협적이다.
특히 ETN은 지표가치 급락시 손실 위험이 커진다. 지난 10월 24일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H)은 지수 급락으로 지표가치가 1000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상장폐지됐다.
주가연계증권(ELS) 투자도 신경써야 한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가지수나 개별종목 가치가 기준점(녹인 배리어) 아래로 떨어진 뒤 만기까지 상환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하락률 만큼 원금을 잃는다.
11월 말 기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미상환 발행 잔액은 18조9523억원이다. 전월(19조564억원)보다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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