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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유리천장 깬 이영희, 마케팅 역사 썼다[삼성 사장단 인사]

삼성 유리천장 깬 이영희, 마케팅 역사 썼다[삼성 사장단 인사]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에서 사상 첫 전문경영인 출신 여성 사장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삼성 그룹 내 사장은 총수 일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했다.

삼성전자는 5일 사장 승진 7명, 위촉업무 변경 2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특히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글로벌마케팅 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영희 부사장( 사진)은 이번 인사로 글로벌마케팅 실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에서 총수 일가 외에 여성 사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역량과 성과가 있는 여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여성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1964년생인 이 사장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노스웨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광고마케팅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유니레버코리아(1991년 3월~1997년 2월) △SC존슨코리아(1997년 3월~1999년 8월) △로레알코리아(1999년 9월~2007년 6월) 등 외국계 기업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활약했다. 로레알코리아 약국병원사업부에서는 총괄이사를 지내며 경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2007년 7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에 입사해 갤럭시 마케팅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DMC연구소 전략마케팅팀에서 휴대폰 마케팅을 담당했다.

갤럭시 시리즈의 브랜드 안착과 흥행에 성공한 공을 인정받아 전무와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신화'를 일궈낸 주요인물 중 한 명이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극복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며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3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MO 2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포브스는 "올림픽과 패션행사, 아카데미 시상식 등 다양한 문화행사에서 마케팅을 주도하며 전자기술 전문업체로 인식됐던 삼성전자를 소비자가 사랑하는 브랜드로 바꿨다"고 평가했다.

2012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자리를 지키며 삼성전자 최초 여성 사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삼성전자는 "여성 사장으로 승진 후 고객 중심의 마케팅 혁신 등의 역량 발휘와 함께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