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원인 조사 결과 발표
이종호 장관 "전례없는 서비스 사고"
SK C&C, 배터리실 전력선 재배치
카카오에는 서비스 다중화 요구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및 카카오·네이버 등 부가통신서비스 장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지난 10월 발생한 ‘카카오 블랙아웃 사태’와 관련해 SK주식회사 C&C, 카카오, 네이버 등 3사에 1개월 내로 주요 사고원인을 개선하고 향후 조치계획을 보고토록 했다. 하지만 이번 행정지도가 법적강제력이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에 대해 언급되지 않으면서 성급하게 사고조사 결과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행정지도에 불과…법 강제력 無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디지털서비스 장애 원인 조사결과와 시정요구 관련 발표를 했다. 이 장관은 “3사의 보고 내용과 ‘재난예방-대비-대응-복구 전(全) 단계별 재난관리체계’ 강화 관련 전문가 및 사업자 의견을 반영해 내년 1·4분기에 디지털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 장관은 행정지도 실효성 관련, 국회에서 개정논의 중인 방송통신발전법과 정보통신망법이 통과되면 재난계획에 반영해 이행력을 담보한다는 입장이다. 국회에는 △재난관리기본계획에 부가통신사업자와 데이터센터사업자를 포함시킨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임차사업자에게 보호조치를 의무화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플랫폼 사업자의 이용자 보호의무를 강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등의 일부개정안이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배터리 화재 발생 원인은 불투명
정부는 사고 원인조사에 따라 SK C&C, 카카오, 네이버 3사에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정작 이번 서비스 장애를 초래한 ‘화재 발생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이 장관은 “화재 발생 직전까지 화재와 관련한 특이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화재발생 후 가스 소화 장비가 작동했으나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초기 진압에 한계가 있었다”고만 언급했다. 즉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불이 난 원인은 불투명하다.
이 장관은 “화재 발생원인은 소방청과 관계기관이 정밀조사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알리겠다”면서 “정부에서는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보다 재발 방지 관점에서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 온도 상승을 감지하는 배터리모니터링시스템(BMS) 관련해서는 “당시 BMS가 가동 중이었으나 불이 나기 전까지 온도는 정상 온도로 확인됐다”며 “온도센서 하나만으로는 화재를 예방하기에 부족해 보이므로 화재를 파악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C&C 배터리실 전력선 재배치
우선 현재까지 밝혀진 사고 원인에 따라 SK C&C, 카카오, 네이버 3사는 시정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정부는 SK C&C에 데이터센터 화재 예방·탐지와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생존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또 배터리와 기타 전기설비 간 물리적 공간을 분리하고, 배터리실 내에 위치한 전력선을 재배치하여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거나 대안 조치를 강구토록 했다.
카카오에게는 △서비스 다중화 △재난대비 훈련 등 조치 △이용자 고지 및 피해 구제가 요구됐다.
카카오는 또 서비스 장애 발생시 신속하게 이용자에게 고지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이번 장애 관련 국민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원칙과 기준을 설정해 보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 장관은 “데이터센터와 디지털서비스 장애가 국민 일상 불편을 넘어 경제·사회 전반을 마비시키는 만큼 이번 사고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자들은 이를 엄중히 인식하고 피해 복구 및 재발 예방에 최선의 노력을 다함으로써 디지털서비스에 대한 국민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사고를 계기로 주요 디지털서비스에 대한 재난대응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각 사업자별 개선방안, 점검결과, 제도개선 등을 종합하여 디지털 시대에 맞는 안정성 강화방안을 마련, 확고한 디지털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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