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연차 관계없이 성과 중심 발탁
‘기술’·‘여성’ 인재 중용 기조 유지
R&D 전문가 승진 전년보다 늘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인사 키워드는 젊은 리더, 성과 중심의 인재 발탁으로 요약된다.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에 이어 6일 30대 상무, 40대 부사장을 대거 발탁해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잠재력을 갖춘 인물을 발탁함으로써 '뉴 삼성'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임원 인사에서도 '기술'과 '여성인재 중용' 기조는 유지됐다. 총 187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는데 연구개발(R&D) 전문가인 펠로와 마스터의 승진은 전년 대비 늘었다. 또 글로벌전략실 출신의 외국인 인재와 여성인재 11명을 승진시키는 등 다양성과 포용성을 염두에 둔 인사를 단행했다.
■45세 부사장, 37세 상무 탄생
삼성전자 정기 임원 인사에서 30대 상무는 3명, 40대 부사장은 17명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30대 상무 4명, 40대 부사장 10명)보다 늘어난 규모다. 신규 임원 평균연령은 46.9세로 작년(47.0세)과 비슷했다.
지난해 발표한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 폐지'를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 개편이 첫 시행된 이번 인사에서 45세 부사장과 37세 상무가 탄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한발 앞서 도전적으로 준비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을 수 있도록 직급과 연차에 관계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잠재력을 갖춘 젊은 리더를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최연소 부사장'의 기록을 갈아치운 이정원 부사장(45)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S.LSI사업부 모뎀개발팀장을 맡았다. 이전까지 기록은 46세인 김찬우 삼성리서치 글로벌인공지능(AI)센터 담당과 정성택 신사업태스크포스(TF)장이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1그룹장을 맡게 된 문성훈 부사장(48)도 40대다.
MZ(밀레니얼+Z)세대 상무도 배출됐다. DX부문 생산기술연구소 HW기술그룹 배범희 상무(37)와 DS부문 메모리사업부 플래시PA1팀 이병일 상무(39)가 그 주인공이다.
■JY, 첫 인사서 기술인재 챙겨
R&D부문의 펠로(부사장급) 2명, 마스터(상무급) 19명이 승진했다.
기술전문가를 임원급으로 대우하는 제도로 최근 6년 새 승진 폭이 최대다. 이 회장은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고 말했으며 10월 회장으로 승진하며 사내게시판에 올린 취임사에서도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며 기술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전날 삼성 비(非)오너가 출신 첫 여성 사장인 이영희 사장의 탄생으로 여성 임원의 대거 발탁이 기대됐으나 지난해(13명)에 비해 적은 9명이 승진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DX부문 6명, DS부문 3명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금주 DS부문 반도체연구소 D램공정개발팀 부사장은 수세대에 걸쳐 공정미세화 한계 극복을 위한 신공정개발 및 개발제품 양산성 확보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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