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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환불은 적립금으로만?'...글로벌 OTA 약관에 울상 짓는 소비자

'항공권 환불은 적립금으로만?'...글로벌 OTA 약관에 울상 짓는 소비자
지난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체크인 카운터 앞으로 해외로 여행을 떠나려는 이용객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 40대 남성 A씨는 이번 연말 모처럼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 B업체에서 항공권을 예매했다. 그런데 예매 과정에서 오류가 생겨 중복결제가 됐다. A씨가 B업체에 해당 건에 대한 환불을 요청하자 결제수단 환불이 아닌 '적립금'으로만 환불을 해준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수차례 고객센터에 상황을 설명하고 문의했지만 결국 해당 부분에 대한 환불은 못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일부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할 때 소비자에게 불리한 이용약관이 포함돼있다며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9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고투게이트·버짓에어·아고다·이드림스·익스피디아·키위닷컴·트립닷컴·트래블제니오 등 8개 글로벌 OTA 업체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미흡점이 나타났다. 소비자원이 이들 8개 업체의 이용 약관을 분석한 결과, 6개 업체가 환불 불가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 조항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키위닷컴의 경우 항공권 환불 요청 시 '특정 조건에서는 10유로만 환불이 가능하다'거나, '현금이 아닌 적립금으로 환급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고투게이트는 '항공사 사정으로 계약해지 시에도 소비자에게 별도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등의 조항이 약관에 포함돼있었다.

4개 업체(버짓에어·이드림스·트립닷컴·트래블제니오)는 '항공권은 일반적으로 환불이 불가하다'는 조항이 약관에 명시돼 있으나, 실제 예약 화면에는 '항공사 규정에 따라 취소가 가능할 수 있다'고 표시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었다.

항공권에 대한 변경·취소 및 환불 정보 등 중요 정보 표시는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익스피디아를 제외한 7개 업체는 항공권의 '변경·취소 및 환불 정보'를 기준보다 미흡하게 표시하고 있었다. 5개 업체(고투게이트·이드림스·키위닷컴·트립닷컴·트래블제니오)는 개별 항공권의 변경·취소 및 환불 정책과 상관없이 '취소 보장', '환불가능 약관' 등 부가 상품을 별도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최근 3년 6개월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OTA업체 소비자 불만은 총 6260건으로 '취소·변경·환불 지연 및 거부'가 3941건(63%)으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OTA에게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시정할 것 △항공권의 변경·취소 및 환불 정보, 탑승·가격 정보 표시를 강화할 것 △상품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부가 상품 판매를 개선할 것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에게도 글로벌 OTA에서 항공권을 구입할 경우 △이용 약관 및 항공권 변경·취소 및 환불 등 정보를 상세히 확인할 것 △꼭 필요한 경우에만 부가 상품을 구입할 것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국제거래 소비자포털로 도움을 요청할 것 등을 당부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