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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새 2조5000억 빠져나가”… 바이낸스 USDC 인출 일시중단 [한파 휩싸인 가상자산 시장]

출금 중지 8시간 지나서야 해제
CEO 기소 가능성에 투자자 공포
美 검찰 “조사 빠르게 진행중”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바이낸스가 13일(현지시간) 스테이블 코인 'USD코인(USDC)'의 출금을 일시 중지했다.

미국 검찰이 돈세탁 및 불법송금 혐의로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바이낸스 경영진의 기소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앞다퉈 USDC를 인출했기 때문이다. 출금중단은 8시간 이후 해제됐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자오창펑 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USDC 인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USDC 출금을 일시중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BUSD(바이낸스 발행 스테이블코인) 등 다른 스테이블 코인은 인출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미국 달러나 유로 가치 등에 고정돼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USDC는 미국 달러와 1대 1로 고정돼 있다.

블록체인 분석플랫폼 난센에 따르면 이날 기준 24시간 동안 바이낸스에서 인출된 USDC 규모는 19억달러(약 2조4548억원)다. 하루 유출량으로는 올해 6월 13일 이후 최대다.

주간 유출액은 36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87억8000만달러가 유출됐고, 51억달러가 유입됐다. 이는 북미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보다 많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인베이스는 메인거래소에서 5억7400만달러, 커스터디 서비스에서 2억48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날 USDC가 대거 인출된 이유는 바이낸스 기소 가능성에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이 기존에 예치한 가상자산을 USDC로 바꿔 인출하고, 다른 가상자산거래소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의 보유자산(600억달러)에 비해 이번 출금규모가 막대한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인출중단은 투자자 사이에 퍼진 불안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FTX의 붕괴를 목격한 투자자들이 불안정성이 높아진 바이낸스에서도 서둘러 떠나려는 것"이라며 "그만큼 가상자산 시장이 불안해졌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자오창펑 CEO는 이날 사내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앞으로 몇 달간 험난한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그렇지만 우리는 이 도전적인 시기를 통해 더 강해질 것"이라며 "우리 조직은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미국 검찰은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를 형법상 사기,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사기, 자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되면 최대 115년형을 받을 수 있다.

데미안 윌리엄스 뉴욕 남부연방 지검장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융사기 중 하나"라며 "조사가 매우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