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생활가전·골프기기·홈CCTV… 新사업 손뻗는 블랙박스업계

국내 블랙박스 보급률 100% 육박
시장 정체되고 신차 출고도 급감
업계 1위 팅크웨어 해외시장 공략
가습기·음식물처리기 등 선보여
파인디지털은 골프거리측정기
카메라 튜닝기술로 홈CCTV 진출

생활가전·골프기기·홈CCTV… 新사업 손뻗는 블랙박스업계
국내 블랙박스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관련 업체들이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시장 침체는 빌트인(내장형) 제품의 등장으로 블랙박스 수요가 줄어든 데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수 시장이 겹악재로 부진에 빠지면서 블랙박스 업체들은 생활가전과 CCTV 분야로까지 발을 넓히는 상황이다.

19일 블랙박스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팅크웨어의 올해 3·4분기 블랙박스 국내 누적 매출액은 767억원으로 전년 동기 831억원 대비 8% 감소했다. 특히 내수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지난 2020년 731억원에 달했던 블랙박스 부문 국내-해외 매출액 차이는 지난해 635억원, 올해 3·4분기 누적기준으로는 27억원까지 줄었다.

업계 2위 파인디지털의 국내 매출액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파인디지털은 매출의 60% 가량이 블랙박스 사업에서 발생하는데 지난 2020년 1028억원이었던 국내 매출액은 지난해 911억원 그리고 올해 3·4분기 누적 기준 600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같이 국내 블랙박스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선 이유는 내장형 블랙박스가 등장하면서 블랙박스 시장이 포화에 이른데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잇따른 글로벌 악재로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면서 신차 공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실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개인 구매자의 신차등록 대수는 87만2930대로 나타났다. 연도별 신차등록 대수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110만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에는 103만4844대로 줄어들었다. 올해 신차등록 대수는 지난해보다도 더 감소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신차 공급이 줄면서 국내 블랙박스 시장도 크게 타격을 입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블랙박스 보급률은 거의 100%로 보기 때문에 블랙박스 판매량과 차 판매량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올해는 블랙박스를 달 차량 자체가 없어 안 그래도 정체기인 시장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블랙박스 업체들은 해외 블랙박스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신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우선 팅크웨어는 올해부터 77개국 BMW 차량에 블랙박스를 공급하면서 해외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확대 중이다.

이와 함께 환경가전 브랜드 '아이나비 블루벤트'를 통해 공기청정기, 가습기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했다. 최근에는 자체 개발한 '블루벤트 음식물 처리기 MUMU'를 선보이면서 음식물처리기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파인디지털은 버튼 클릭 한 번으로 핀까지의 거리를 측정해주는 골프거리측정기를 통해 신사업에 나섰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올해 9월 기준 파인디지털의 골프거리측정기 브랜드인 '파인캐디'의 누적 판매량은 25만개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카메라 튜닝 기술을 바탕으로 홈CCTV 분야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블랙박스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선 만큼 향후 블랙박스 업체들의 신사업 발굴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안한 국제 정세와 시장 포화에 따라 국내 블랙박스 시장은 커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동시에 기술력과 영업 노하우를 토대로 한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