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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이토록 평범한 미래”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이토록 평범한 미래”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순위 /사진=교보문고

[파이낸셜뉴스] 국내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로 김연수 작가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연 작가의 ‘마음에 없는 소리’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오, 윌리엄!’이 그 뒤를 이었다.

21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소설가 90여명에게 추천을 의뢰해 그 가운데 김금희, 백수린, 박상영, 윤성희, 정아은 등 50명의 답변(5권까지 중복 추천)을 반영한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소설가들에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은 총 10명에게 추천을 받은 김연수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김연수 작가가 9년 만에 펴낸 소설집이다. 이전까지 2~4년 간격으로 꾸준히 소설집을 펴내던 김연수 작가였기에 그 짧지 않은 침묵이 궁금했다.

김연수 작가는 이번 1위 선정에 대해 "동료 소설가들의 눈이 아주 매서운데 그런 분들이 제 소설을 좋게 읽어 주셨다고 하니, 굉장히 특별한 칭찬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분들에게 제 소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고 전했다.

공동 2위는 총 7표를 받은 김지연 작가의 ‘마음에 없는 소리’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오, 윌리엄!’이 차지했다. 김지연 작가는 2018년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마음에 없는 소리’는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동료 소설가들에게 이만큼의 관심과 지지를 받는 것이 결코 흔한 일은 아니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소설가들이 사랑하는 작가로, 이전에도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리스트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작가였다.

올해 출간된 ‘오, 윌리엄!’은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화자 루시가 전 남편이자 오랜 친구인 윌리엄에게 일어난 사건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공동 3위는 6명의 추천을 받은 작품으로, 신인 작가의 첫 소설집과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온 중견 작가의 32년만의 장편소설이 나란히 올랐다. 2019년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임선우 작가의 첫 소설집 ‘유령의 마음으로’는 유령, 변종 해파리, 나무가 된 사람 등 환상적인 존재들이 일상적인 사건처럼 삶에 스며들며 긴긴 생각에 잠기게 하는 작품들을 담았다.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1990년 발표한 ‘빨치산의 딸’ 이후 무려 32년만의 장편소설이다.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의 시간 속에서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의 질곡이라는 진중한 주제를 유쾌한 유머와 깊은 감동으로 전하며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 리스트에서 눈에 띄는 흐름은, 작가들의 첫 작품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공동 2위에 오른 ‘마음에 없는 소리’ 김지연 작가, 공동 3위인 ‘유령의 마음으로’ 임선우 작가, 4위 ‘이중 작가 초롱’ 이미상 작가를 비롯하여 박선우, 송지현, 김병운, 김유담, 김홍, 조예은 등은 첫 책 또는 이제 두번째, 세번째 책을 펴낸 작가들은 젊은 작가의 개성과 참신함뿐 아니라 문학적으로도 높은 성취를 보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