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꼼수
발란 "루이비통 4900만원짜리 가방, 91% 세일해서 475만원에 팔아요"
호갱님 될뻔한 고객 "공식 홈페이지 가격이 398만원인데?"
fn 보도후 "과도한 마케팅" 인정
발란, 입점업체 7일 판매제한 조치
발란은 공식홈페이지에서 389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루이비통 크리스토퍼PM 백팩을 47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왼쪽은 루이비통 공식 홈페이지 회면, 오른쪽은 발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발란이 판매하고 있는 루이비통 스카프. 이 스카프도 공식홈페이지 가격은 34만원이나 발란은 500만원짜리를 91% 할인해서 46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왼쪽은 루이비통 홈페이지, 오른쪽은 발란 홈페이지
유튜브 콘텐츠 '네고왕' 출연 당시 17% 할인쿠폰 제공을 놓고 논란을 빚었던 명품플랫폼 발란이 또 다시 가격을 올려놓고 큰 폭으로 할인하는 방식의 '꼼수할인'으로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국정감사에 참석해 기술상의 오류라고 증언했던 최형록 발란 대표의 주장이 무색해졌다.
■루이비통 홈페이지 가격보다 비싸
22일 파이낸셜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발란은 최소 10개 이상의 제품을 루이비통 공식홈페이지 가격(공홈가)보다 비싸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우 김혜수를 내세우며 '산지직송'을 강조해온 발란의 가격이 공홈가보다 비싼 것이다. 발란은 공홈가 389만원짜리 루이비통 가방을 475만원에 판매했다. 이 가방의 판매가를 4900만원으로 표시해 90% 할인한 것처럼 판매했다. 발란은 공식홈페이지 가격이 40만원인 카드지갑도 판매가를 500만원으로 기재한 뒤 할인율이 88%라며 59만2040원에 판매했다. 공식홈페이지 가격이 34만원인 스카프 제품은 91% 할인했다며 46만90원에 판매했다.
발란에서 연인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구매하려던 A씨는 "아무리 루이비통이라지만 카드지갑, 스카프, 목도리 등의 판매가가 500만원이라니 말이 되느냐"며 "상품들의 판매가가 일괄로 500만원으로 써있는 것도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중 할인율 기재시 종전 판매가를 기준으로 하는 내용을 어겼을 수 있다"면서 "온라인 쇼핑이 대세인만큼, 기만 광고·표시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언론이 지적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할인율 꼼수논란...공정거래 위반
발란의 할인율 꼼수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에도 발란은 △불공정 약관 △소비자 기만행위 △허위·과장 광고 논란으로 도마위에 올랐다.
국감 당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형록 대표가 유튜브에서 17% 할인쿠폰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후 상품 가격을 올린 점을 지적했다. 국감장에서 최 대표는 "입점 파트너(입점업체)들이 프로모션 정보를 사전 인지하고, 일부 파트너의 가격 인상을 했으며 당시 발란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발언은 발란의 책임을 파트너사에 책임을 전가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공정위 관계자는"발란은 직접 판매 기업이 아닌 플랫폼을 표방한만큼 약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판매가로 표시한 4900만원, 500만원이 종전 판매가가 아닌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본지 보도 직후 발란은 해당 상품들의 판매 페이지 접속을 차단하고, 상품을 판매한 입점업체에 '7일간 판매 제한'을 조치했다.
윤경훈 발란 커뮤니케이션실장은 "입점업체가 발란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은채 과도한 마케팅을 한 것"이라며 "소비자의 혼선을 최소화하기위해 제반 조치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설정 권한은 파트너사에 있지만 불편을 드린 점에는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파트너사와 고객 사이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기분 좋은 쇼핑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업자는 소비자가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행위로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 등으로 하여금 하게 해서는 안된다. 표시광고법 위반은 경우에 따라 사기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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