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입주물량 5.9% 증가
물량 몰린 지역 전세가 폭락 예상
신규 단지 중심 ‘미분양 공포’도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5.9% 늘어난 35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최근 전셋값 하락과 맞물려 '역전세난'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미분양 공포' 속에 신규 단지를 중심으로 '무피(프리미엄 없음)',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에 이어 할인분양까지 등장하면서 '시장 관망세'도 한층 짙어지고 있다.
2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에 전국적으로 554개 단지, 35만2031가구(임대 포함 총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33만2560가구보다 5.9%가량 늘어난 규모다.
수도권 입주물량은 17만9803가구로 전체의 절반 이상(51.1%)을 차지한다. 다만 총 물량은 올해(18만443가구)보다 소폭 줄었다. 서울 입주물량은 올해 2만4143가구에서 내년 2만5729가구로 소폭 증가한다. 지방은 대구의 입주 물량이 3만6059가구로 이 업체 조사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물량이 대폭 늘어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역전세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높은 대출 이자 부담으로 전세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내년에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은 전셋값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역전세난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분양시장까지 타격을 줄 수 있어 규제완화 등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신규 공급이 이어지면서 미분양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분석 결과, 지난 10월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총 4만7217가구로 1년 전인 지난해 10월 1만4075가구에 비해 3배 넘게 증가했다.
분양 시장에서는 무피, 마피에 이어 할인분양까지 등장하고 있다. 지방에서는 대구의 '두류 스타힐스'가 분양가의 10%를 할인해 공급 중이다. 수도권인 인천과 경기 의정부·고양 일산 등에서도 아직 입주 전이거나 이제 막 입주가 시작된 매물들이 분양가와 동일하거나 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실수요자들의 관망세도 한층 짙어지는 모습이다.
더 기다리면 분양가격이 내려갈 수 있고, 할인 분양 혜택을 받지 못하더라도 '무피'나 '마피'로 원하는 동호수 매물을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여기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거주 중인 A씨는 "청약을 고민 중인데 이런 분위기에서 수도권과 서울에서도 할인분양을 기대해볼 법하다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다만, 서울의 경우 아직까지 할인분양까지 가려면 좀 시간이 걸려보이고 줍줍이나 무피정도를 기대하며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내년에는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높아진 원가부담을 분양가에 전이시키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원가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분양 침체에 따른 할인분양 진행과 분양제고 마케팅 비용 등을 건설사들이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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