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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콘텐츠기업 시총 636조원 증발… 내년에는 볕들까

광고형 요금제로 수익성 개선 기대
M&A·대형작품 개봉 등 호재로

美 콘텐츠기업 시총 636조원 증발… 내년에는 볕들까
구독자와 광고 감소로 올해 미국 콘텐츠 관련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약 636조2500억원) 넘게 증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긴축 기조와 만만찮은 거시경제 상황이 이어지면서 내년 역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광고형 요금제 도입과 기업간 인수합병(M&A), 대형 영화 작품 개봉 등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美콘텐츠기업 시총 636兆 날려

26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 주가(23일 종가 기준)는 연초 대비 50.62% 추락했다. 케이블TV·인터넷 서비스업체 컴캐스트와 영상콘텐츠업체 파라마운트 주가는 각각 30.7%, 48.3% 하락했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대장주'로 꼽히는 월트디즈니 역시 주가 폭락을 면치 못했다. 연초 대비 43.9% 주가가 빠졌다. 초대형 블록버스터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 개봉 첫 주말 부진한 성적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1947년 이후 최악의 해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후파이낸스는 "올해 들어 세계 최대 미디어, 케이블 및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 이상 사라졌다"며 "내년에는 더 높은 금리와 불리한 거시 경제 환경 속에서 더 많은 고통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올해 미국의 콘텐츠주가 부진했던 이유는 경기 침체로 인한 구독자 및 광고 감소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1·4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2억2164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20만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첫 감소세다.

월트디즈니가 13년 만에 내놓은 '아바타2'가 개봉 첫주 흥행에 부진했다는 소식은 그간의 걱정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업계 경쟁이 심해지면서 제작비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콘텐츠업체들에 부담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에만 180억달러를 투자했다. 월트디즈니는 전년보다 80억달러 늘린 33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광고형 요금제·M&A 호재 주목

콘텐츠업체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는 광고형 요금제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워너브로스디스커버리의 HBO맥스, NBC유니버설의 피콕, 파라마운트글로벌의 파라마운트 플러스(+)에 이어 넷플릭스와 디즈니도 광고형 요금제 도입에 나섰다.

넷플릭스가 지난달 기존 멤버십(월 9.99달러) 대비 낮은 가격인 6.99달러짜리 멤버십을 도입했다. 이어 디즈니플러스(+)는 이달 월 7.99달러의 베이직 요금제를 도입한다.


광고 측정 플랫폼 EDO의 케빈 크림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업계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순간"이라며 "비용을 지불할 소비자 수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광고는 구독료를 보조하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M&A 소식도 내년 컨텐츠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M&A 대상으로는 워너브로스디스커버리, 라이온스게이트의 영화·TV스튜디오부문, AMC네트웍스 등이 언급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