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사업부 매출 확대로 주주들의 오랜 숙원 해소
간암 등 NDA 가시화 시 주가 탄력 받을 듯
HLB CI
[파이낸셜뉴스] 에이치엘비(HLB)가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으로 업종 변경에 성공하며 글로벌 투자기관으로부터 기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22일 공시를 통해 HLB의 업종이 기존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에서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HLB의 바이오 기업 업종 전환은 회사는 물론 주주들의 오랜 숙원 중 하나였다. 구명정, 중소형 선박 제조 등 조선업을 근간으로 성장했으나 2009년 신약개발 투자를 시작해 사실상 바이오기업으로 인식됐다. 2019년 말에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개발하던 미국 자회사 엘레바(Elevar Therapeutics)를 합병했다.
다만, 한국거래소 규정 상 주력 사업의 매출이 전체의 50%를 넘어야만 업종 전환이 가능해 신약개발에 주력해온 HLB의 업종 전환은 요원했다. 항암 신약개발 사업의 특성상 신약성공까지 매출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바이오기업 인수로 찾았다. HLB는 지난해 10월 체외진단의료기기 기업인 에프에이를 흡수 합병하며 업종전환의 토대를 마련함과 동시에 대규모 유동성과 매출처까지 확보했다.
합병을 완료한 HLB는 올해 3·4분기 별도기준 누적 1440억원의 매출과 353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 사상 최대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써 HLB 전체 매출 중 약 80%가 바이오 부문에서 발생하며 마침내 업종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HLB는 국내 신약개발 기업으로는 독보적인 행보를 지속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초기 신약물질 도입 후 임상 진행 중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여타의 바이오 기업들과 다르게 직접 신약개발을 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분야에서 글로벌 임상을 직접 끝내고 신약허가 단계에 진입한 국내 유일의 회사다. 특히 주력 신약물질인 리보세라닙은 세계 최대 암 학회인 '미국암학회(ASCO)', '유럽암학회(ESMO)' 등에서 여러 암 종에 대해 연이어 ‘하이라이트 논문’에 선정되는 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업종 전환으로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펀드의 유입이 기대되며 HLB의 기업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신청(NDA)을 준비 중인 가운데 업종 전환에 성공해 기대감이 더 크다.
NDA 절차가 가시화될 경우 관련 섹터의 ETF 운용사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HLB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으로 업종 변경은 당사 최고경영자가 주주들에게 공언한 약속”이라며 “많은 변수들로 예정했던 일정들이 지연됐으나 목표를 향해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주주들에게 좋은 결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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