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2022 시즌 커리어하이 골드글러브급 수비
샌디에이고, 잰더 보가츠·맷 카펜터 영입
타티스 주니어-잰더 보가트-크로낸워스 등 내야수 즐비
유격수 김하성의 가치 현 시점 최고
자리 잃은 김하성, 트레이드가 전화위복 될 수도
최근 하루 걸러 한번씩 김하성의 트레이드설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김하성(26, 샌디에이고)의 트레이드설이 하루 걸러 하루씩 나오고 있다.
김하성은 올 시즌 150경기 타율 2할5푼1리(517타수 130안타) 11홈런 59타점 OPS .708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런데도 아이러니하게도 김하성의 트레이드설은 더욱 불붙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하성이 잘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샌디에이고에 ‘유격수’ 김하성의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겨울 유격수 최대어인 잰더 보가츠와 무려 11년 총액 2억8000만 달러(약 3536억원)에 계약했다.
워낙 큰 규모의 계약이다보니, 사실상 김하성의 유격수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맷 카펜터와 2년 1200만 달러(약 152억 원)에 계약했다. 맷 카펜터는 기본적으로는 지명타자로 분류되지만, 1루수와 좌익수를 볼 수 있는 베테랑이다.
샌디에이고와 무려 11년 계약을 한 잰더 보가츠... 이제 유격수 김하성의 자리는 샌디에이고에 없다. /연합뉴스
여기에 샌디에이고는 작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무려 14년간 3억4000만 달러(약 3757억원)의 계약을 안겼다. 해당 계약은 MLB 역대 최장기 계약이다. 여기에 제이크 크로넨워스라는 좋은 내야수도 있다. 역시 2루수로 활약할 수 있는 내야수다.
1루수 카펜터 2루 크로넨워스 3루수 마차도 유격수 보가츠의 라인업 구상이 바로 나온다. 타티스 주니어도 유격수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지만, 좌익수로 이동해 타격을 살려주는 공격력 극대화 구상까지도 가능하다.
김하성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크게 개의치 않을 만큼 좋은 라인업이다.
샌디에이고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연합뉴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내야유틸리티로 활동해도 괜찮지만, 김하성의 연봉은 올해 700만 달러다.
현재 김하성의 가치에 비해서는 저렴한 연봉이기는 하지만, 700만 달러의 선수를 내야 유틸리티 백업으로 활용하는 구단은 없다. 여기에 김하성의 가치는 현재 최고다. 샌디에이고가 원하는 선발 투수를 얻을 수도 있다. 골드글러브급 유격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희소하기 때문이다.
김하성의 입장에서도 이런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다. 설령 어렵사리 자리를 잡는다고 해도 매일 매일 주전자리를 걱정해야하는 살얼음 판이다. 즉, 김하성으로서도, 샌디에이고로서도 이적을 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득이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이 트레이드설을 언론에 흘린 이유이기도 하다.
김하성과 크로넨워스 /연합뉴스
문제는 카드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겨울 김하성으로 선발 투수 영입을 노리고 있다. 보스턴에서는 크리스 세일이 매물로 나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NBC스포츠는 보스턴이 김하성에 관심이 있다면서도 “문제는 대가로 누구를 내줄 수 있느냐다. 샌디에이고는 선발투수를 원하지만 보스턴 역시 선발투수가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는 선발 투수를 원하고 있고, 선발 투수 역시 유격수 만큼 귀한 포지션이다.
김하성 /로이터 뉴스1
이는 김하성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느 팀으로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운이 좋아서 유격수가 정말 급한 팀으로만 갈 수 있다면 김하성은 향후 2~3년간 이런 기량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대박을 노릴 수도 있다. 지금의 수비력을 유지하면서 장타력과 타율만 어느 정도 올라온다면 정상급 유격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KBO리그에서 뛸 당시에는 공격형 유격수였다. 수비보다 공격에 더 강점이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제 완숙기의 나이에 접어드는 만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트레이드는 오히려 김하성에게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연합뉴스
최근 메이저리그는 코리 시거나 잰더 보가츠와 같은 유격수들의 대형 계약이 계속 나오고 있다.
결국, 문제는 김하성을 원하는 팀이 어떤 카드를 내미느냐 하는 것과 어떤 팀으로 가게 되느냐로 귀결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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