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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곳곳서 고려시대 유물 출토.."고려 남경 궁궐 흔적일수도"

청와대 곳곳서 고려시대 유물 출토.."고려 남경 궁궐 흔적일수도"
조선 시대 '경복궁 후원'의 역사를 품은 청와대 권역에서 고려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 조각 등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총 8곳에서 고려와 조선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확인됐다. 사진은 궁궐 담장(궁장) 일대에서 나온 유물. [문화재청 제공] 출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청와대 권역에서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들이 발견됐다. 청와대 관리와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현 상황에서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5월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 권역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고, 체계적 보존·관리 기반을 마련하고자 사단법인 한국건축역사학회 등에 의뢰한 '경복궁 후원 기초 조사 연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청와대 경내에서 지표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 8곳에서 기와·백자 조각 등 조선시대 유물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중 침류각 및 동쪽 궁장 주변과 백악정 남동쪽 궁장 주변 2곳, 칠궁 북쪽 등 4곳에서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 조각을 발견했다.

지금 청와대 자리는 고려 시대 남경의 이궁(왕궁 밖 별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선 말인 1865~1868년 경복궁을 중건할 때 이곳은 궁궐의 후원으로 조성됐다. 이곳에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기와가 발견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땅을 전혀 파지 않고 과거의 항공사진, 건물 배치도 등을 참고해 육안으로만 진행됐다.

연구진은 "동쪽 침류각 영역에 많은 유물이 산포돼 있다"라며 "유물 대부분이 기와라는 점, 고려시대 기와로 볼 수 있는 유물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고려 남경과 관련된 건물의 흔적이 땅 밑에 남아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연구진은 현재 청와대 권역 담장이 옛 경복궁 후원의 궁장과 대체로 일치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담장 아래쪽에선 ‘훈(訓)’자와 ‘영(營)’자를 새긴 돌도 발견됐다.

연구진들은 앞으로 종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구진은 "현재의 (청와대) 활용 방식은 기초 조사와 보존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채 매우 한정된 시기를 대상으로 호기심 위주의 단순 관람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라며 "다양한 영역에서 종합적인 기초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향후 청와대의 역사 보존 및 활용이라는 주요 국정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며 "청와대 권역의 역사적 가치를 구명하고, 국민을 위한 보존 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청와대를 개방한 이후 최근까지 다녀간 방문객은 약 278만 명에 이른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