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신약개발 불모지 '엑손20 삽입 변이' 첫 표적치료제 상용화...지난 5월 FDA 승인
진단시장도 개화...젠큐릭스, 디지털 PCR 기술로 검진 수요 촉발
젠큐릭스 CI
[파이낸셜뉴스] 폐암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엑손 20 삽입 돌연변이' 치료 시장이 개화됐다. 지난해 5월 세계 첫 치료제가 상용화된 이후 관련 진단 기술까지 폐암 치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1일 ‘EGFR 엑손 20 삽입변이’ 치료제가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얀센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Amivantamab)는 EGFR과 MET를 표적하고 종양 성장을 억제,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환자에게서 40%의 높은 반응률(ORR)이 확인되면서 FDA 승인으로 이어졌다.
엑손20 삽입 변이 치료제가 나오면서 관련 진단시장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액체생검 분자진단 기업 젠큐릭스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검출이 가능한 디지털 PCR 기반 진단키트 판매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 제품은 엑손 18부터 21까지 폐암의 대표적인 바이오마커인 EGFR 유전자에 존재하는 45종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출한다. 기존 NGS 검사 방법은 검사 비용이 비싸고 검사 결과 도출까지 3~4주까지 소요되는 반면, 검사 결과를 당일 확인할 수 있어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제약사들의 치료제 상용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엑손20 삽입변이 경구용 치료제(엑스키비티)는 얀센의 리브리반트와 동일한 바이오마커를 타겟으로 하지만, 2021년 9월 FDA로부터 가속 승인을 받은 물질 모보서티닙(mobocertinib)을 기반으로 한다. 경구용이라는 편의성으로 국내 보험급여 심사 승인이 청구돼 있다.
코스닥 상장기업 보로노이가 개발한 후 기술이전해 미국 나스닥 상장사 오릭파마슈티컬즈에서 임상1상 중인 VRN07은 뇌까지 들어가는 투과율이 기존 치료제보다 월등히 높은 77%로 나타나 FDA 조기 승인이 기대된다. 폐암의 절반이 뇌로 전이되는 많은 경우를 고려하면 뇌의 투과율이 높은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되고, 폐암과 뇌암을 동시에 치료해주는 약이 없었다는 점이 조기 승인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폐암은 암사망률 1위다. 특히,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0%를 차지한다. 비소세포폐암 중에서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의 발현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GFR은 세포의 성장과 분열, 생존 및 사멸을 조절하는 세포막 수용체 그룹인데, 여기에서 엑손20 삽입(Exson20 insertion) 돌연변이가 발생되면 지금까지는 적절한 치료제가 없었다.
비소세포폐암 중에서도 'EGFR 엑손20 삽입(Exon20 insertion) 돌연변이'는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마커다. 예후가 나쁜 변이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EGFR 치료제로는 효과를 볼 수 없어 여전히 백금기반 항암요법이 사용될 정도로 신약개발의 불모지로 여겨져 왔다.
비소세포폐암의 연구는 2004년 최초로 출시된 제1세대 EGFR 표적치료제 ‘이레사’를 시작으로 2019년 3세대 치료제 ‘타그리소’까지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생존율을 높여 왔지만, ‘EGFR 엑손 20 삽입 변이’는 진단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도 난항을 보여왔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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