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가기 전 꼭 나트랑에 가야할 이유
왕복 항공권 60만원선, 상당히 저렴
시내 5성급 호텔 조식 포함 6만원대
바가지 없는 택시요금…'그랩' 추천
그리고 아직 관광객이 많지 않다는 것
한적한 나트랑 시내 모습. 사진=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나트랑(베트남)=이환주 기자】 "해피 뉴 이어." 뒷좌석에서 새해 인사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베트남 나트랑에서의 6박7일을 뒤로 하고 귀국하는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현지시간은 오후 10시. 2시간 시차가 나는 한국은 2023년 새해가 막 시작됐다.
나트랑은 '베트남의 지중해', '동양의 나폴리'라 불린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추천한 '꼭 가봐야 할 휴양지'에도 꼽혔다.
■나트랑 여행 지금이 적기
'나짱'이라고도 불리는 나트랑은 코로나19의 상흔을 극복하고 다시 활기를 찾아가고 있었다. 무려 6km를 자랑하는 긴 모래사장의 나트랑 해변을 따라 몇몇 고급 식당들은 폐허처럼 무너져가고 있었다. 반면 나트랑 시내 중심가에는 인테리어 공사를 새로하는 가게들이 많았고, 길거리에는 전단지로 손님을 끄는 마사지 가게들이 넘쳐났다.
올겨울에 꼭 나트랑에 가야 하는 이유가 몇 있다. 우선 가격. 일본,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수요가 몰리면서 비행기표 가격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몇 배는 비쌌다. 반면 나트랑 항공권은 왕복 60만원 선으로 비교적 쌌다. 공항 택시 바가지 요금도 없었고, 마사지 비용도 저렴했다. 시내 중심가 5성급 호텔에 조식을 포함한 가격이 3인 기준 6만원 정도였다. 둘째로는 날씨다. 베트남은 9~12월이 우기고 1월부터 건기다. 셋째로 사람이 아직 많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 관광객의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비교적 한적하게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비엣젯 항공을 타고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 6시쯤 공항에 내렸다. 30일짜리 현지 유심(약 1만원)을 사고, 100달러만 우선 환전했다. 환전은 한국에서 100달러를 가지고 와 나트랑 시내 보석상인 '김청주얼리', '김빈주얼리'에서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택시비를 놓고 으레 하듯 흥정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45만동(약 2만3000원)을 불렀다. 나트랑에서는 공항에서 시내 이동은 미터기를 켜는 것보다 가격을 흥정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또 시내에서는 미터 택시보다 '그랩'을 이용하는 편이 더 싸다.
'냐짱'으로도 불리는 베트남 남부 도시 나트랑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추천한 '꼭 가봐야 할 휴양지'의 하나다. 나트랑 시내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몽키아일랜드 해변이 한가롭다. 사진=이환주 기자
나트랑 몽키아일랜드에서 만난 원숭이들. 사진=이환주 기자
■나짱 해변 즐기기, 역사 유적지 투어도
나트랑 여행을 결정했다면 최우선 고려 사항은 나트랑 인근에 있는 혼째섬 리조트들을 포함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혼째섬에는 동물원, 놀이공원, 수족관 등을 모두 포함한 테마파크인 빈원더스(구 빈펄랜드)가 있다. 섬에 있는 리조트들은 숙박을 예약할 때 빈원더스 입장권을 포함하거나, 식사의 경우 조식만 혹은 3끼 다 리조트에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신청할 수 있다. 혼째섬에 들어가는 케이블카는 3320m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리조트를 이용하지 않고 빈원더스만 이용할 경우 하루 이용권이 약 4만원 중반 가량이다.
'아시아의 나폴리'라 불리는 나트랑 비치 해변은 6km가 끝없이 펼쳐진다. 이색적인 야자수 나무와 우드침대들이 즐비하고 해변을 따라 각종 식당과 주점, 길거리 음식을 만날 수 있다. 해변을 걷다 보면 연꽃 모양의 핑크 타워(향 타워)가 있는데 현재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다. 베트남 전쟁 승리를 기념해 만든 건물로 외부 건물은 3층, 내부는 6층이다.
나트랑 시내 관광지는 넉넉히 하루 정도면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유명한 관광지는 △롱선사 △포나가르 사원 △나트랑 대성당 △혼쫑곶 등이 있다. 특히 현지 여행사나 다양한 상품을 통해 유명 관광지를 하루 만에 둘러볼 수 있는 '체크아웃' 투어 상품이 인기다. 보통 귀국편 항공편이 늦은 밤에 있는데 아침에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긴 채 해당 지역을 둘러보는 상품이다.
롱선사는 나트랑 시내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으며 1889년 건축된 나트랑 최대, 최고 불교 사찰이다. 사찰 입구에서 약 5분 정도 올라가면 누워있는 거대한 불상을 만날 수 있다.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온화하게 웃고 있는 부처상이다. 다시 5분 정도 더 올라가면 14m 높이의 거대한 좌불상을 만날 수 있다. 불교탄압정책에 저항해 분신한 수도승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불상이다. 좌불상이 있는 정상에서는 나트랑 시내가 한 눈에 보여 '나트랑의 몽마르트 언덕'이라고도 불린다.
인근에 있는 포나가르 사원은 8~13세기에 지어진 고대 참파 왕족의 유적지다. '포나가르'란 10개의 팔을 가진 여신을 뜻한다. 사원 내 거대한 탑 앞이나 기둥 유적, 계단 등 어디서 찍어도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다. 또 혼쫑곶은 나트랑 시내에서 북쪽에 위치한 해안 지형으로, 바다로 돌출한 땅의 모양이 제주 해변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석양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나트랑 디너 크루즈. 사진=이환주 기자
■머드 온천, 석양 크루즈 등 이색 체험도
나트랑 여행자들이 일정에 꼭 포함시키는 것 중 하나가 '머드 온천' 체험이다. 대표적으로 '아이리조트' 머드 스파와 '탑바' 머드 목욕 체험이 있다. 현장에서 결제도 가능하고, 여행사나 액티비티 플랫폼을 통해 사전에 예약을 하고 방문할 수도 있다. 보통 머드 스파는 20분의 제한시간을 둔다. 1인부터 6인까지 이용 가능하며 사람이 늘수록 가격이 싸진다. 아이리조트 머드 스파의 경우 개인용 목욕통에 진흙이 섞인 온수 물을 채워준다. 머드의 양이 많지 않아 머드의 농도는 진한 베트남 커피 수준으로 묽은 편이다. 보통 20분간의 머드 체험을 마치고 리조트 내에 있는 온수풀과 수영장, 워터파크 등을 함께 즐기고 온다.
동물을 좋아한다면 나트랑 원숭이섬(다오키섬) 투어도 가볼만하다. 시내에서 차로 4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들어가면 된다. 여행사를 통해 상품을 구매할 경우 보통 원숭이섬과 인근 화란섬을 묶은 투어로 운영된다. 원숭이섬은 말 그대로 원숭이들의 천국이다.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원숭이 서커스도 볼 수 있다.
연인 혹은 부모님과 함께 나트랑을 찾았다면 '석양 크루즈' 투어도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에 크루즈에 승선해 간단한 음료와 핑거 푸드를 먹으며 라이브 음악을 듣고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배가 출항한다. 코스 메인 요리는 △바닷가재 △소고기 스테이크 △연어 스테이크 중에 선택 가능하고 요금은 6~7만원 선이다.
hwle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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