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지역사회 상생 행보
농가선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
식품기업들이 사회공헌과 신메뉴 개발·홍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고 지역사회 상생 활동을 펼치고 있다.
5일 식품업계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강화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협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수 오미자, 고창 쌀 등 과잉생산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농가는 처치 곤란인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고, 기업은 사회공헌은 물론 '착한기업'이라는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어 서로 '윈윈'이다.
롯데제과는 전북 부안군의 동네빵집 '슬지제빵소'와 협업해 옛날식 '삼거리호빵'을 출시했다. 슬지제빵소는 22년 동안 우리밀과 지역 농산물로 찐빵을 만들어온 부안의 유명 빵집이다. 낡은 이미지의 찐빵을 트렌디하게 재해석해 '인스타 명소'로 꼽힌다. 삼거리호빵은 롯데제과의 기술력과 슬지제빵소의 노하우로 빚어졌다. '발효빵 맞춤형 특허받은 유산균'으로 만든 유산균 발효액을 사용해 쫄깃함을 살렸다. 롯데제과는 이번 협업을 계기로 동네빵집 연계 활동과 우리 농산물 사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GS더프레시는 충청북도와 함께 '어쩌다 못난이김치'를 출시했다.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못난이김치 생산에 품질엔 이상이 없지만 가격 폭락으로 농가에서 수확을 포기한 배추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산지 폐기될 예정이었던 이 배추들은 효율적인 소비를 고민한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아이디어로 소비자 식탁에 올랐다. 못난이김치는 충청북도와 제조사, 유통사가 손잡고 시중 김치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만큼 흥행이 예상된다. 초도 물량 100t이 준비됐다.
지난해 12월 30일 배상면주가 고창LB는 카카오메이커스와 협업해 '고창쌀로 빚은 느린마을소주21'을 출시했다. 이번 협업은 카카오메이커스의 '제가버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제가버치는 공급 과잉인 농축수산물과 이를 활용한 가공식품이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적정가격에 팔리게끔 지원하는 활동이다. 수요·공급의 불균형으로 버려지기 쉬운 농축수산물의 판로를 지원해 농가 소득 안정에 기여하는 제가버치는 지난 2021년 8월 처음 시작됐다. 고창쌀로 빚은 느린마을소주21은 고창 쌀 특유의 단 향과 부드럽고 깔끔한 풍미를 느낄 수 있어 강한 맛을 내는 한식과 잘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다.
메가커피는 '지역 상생 콜라보 같이 창출'이란 주제로 다양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를 출시해왔다.
2021년 전북 장수군과 '지역 농·특산물 활용 및 유통판매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협약의 결과인 장수오미자스무디와 사과비건젤리는 누적 판매 30만개를 돌파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전국 226개 시군구에 대표 특산물이 있다"며 "메뉴 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과 특산물을 홍보하고 판로를 개척하고 싶은 지자체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만큼 비슷한 메뉴 출시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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