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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정비창 고밀 복합개발 '날개'… 서울 스카이라인 바뀐다 [한국형 '화이트존' 도입]

정부 '도시계획 혁신 방안' 발표
융복합 도시공간 3종 구역 도입
도심 유휴부지 개발사업 활성화
주거지역 내 상업시설 설치 가능
행정절차 간소화해야 사업 탄력

용산 정비창 고밀 복합개발 '날개'… 서울 스카이라인 바뀐다 [한국형 '화이트존' 도입]
한국형 '화이트존' 최대 수혜 사업지로 떠오르는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연합뉴스
각종 도시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이른바 '한국형 화이트존'이 도입되면서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가 최대 수혜 사업지로 떠오르고 있다. 용산정비창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사업 개발부지다. 나아가 향후 추진되는 각종 도심 고밀개발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도시계획 체계는 제조업 시대에 마련돼 토지의 용도(주거·상업·공업 등)와 밀도(용적률·건폐율)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등 경제·사회구조 변화로 인해 직주근접, 고밀·복합 개발 등 새로운 공간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시대 변화에 맞게 도시계획 체계를 개편한 것이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도시계획 혁신 방안'이다. 이 방안의 최대 수혜 사업지로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이 꼽힌다. 한국형 '화이트존'인 '도시혁신구역'이 적용되는 사실상 1호 대상지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도시혁신구역(화이트존)은 토지·건축의 용도제한을 두지 않고, 용적률·건폐율도 지자체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사업 주체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도시계획을 세워 심의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규정이 적용되면 좌초를 거듭해온 용산정비창 개발이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용산정비창 부지는 서울 한복판에 여의도 공원의 2배, 서울광장의 40배에 달하는 규모로 자리한 금싸라기 땅이다. 서울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가용지이지만, 지난 2013년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뒤 청사진 부재 등으로 10년째 방치돼왔다. 용산정비창은 선로 부지, 용산 변전소와 용산역 후면 부지를 포함하는 약 49만3000㎡다. 국토부(23%), 코레일(72%), 한전 등이 보유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을 통해 이 일대를 도심 첫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 1500%를 뛰어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도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 국토부가 한발 더 나아가 '도시혁신구역'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국토부가 오 시장의 역점 사업에 사실상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정비창 부지 등 민간이 선호하는 도심 내 유휴부지에 업무, 호텔, 주거, 병원, 공원 등의 다양한 시설이 고밀 융복합되는 개발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직된 도시계획이 유연하게 적용돼 민간이 개발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도시계획위원회 등 각종 행정절차 간소화도 병행해야 사업 추진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경직된 도시계획을 좀 더 유연하게 바꿔 다양한 형태의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지자체 역할이 강화된 만큼 지자체 권한 내에서 속도를 낼 수 있겠지만, 향후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사업 추진의 향배가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범현 성결대 도시디자인 정보공학과 교수는 "기존의 입지규제최소구역을 확대해 도시계획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다만 구역 지정 등 계획 수립 단계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각종 위원회 심의 등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