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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매력에… KRX금시장 10년간 쑥쑥

킹달러 주춤하자 금 투자 활발
개인 거래 줄고 자기매매 증가
헤지목적 기관 투자도 증가세

비과세 매력에… KRX금시장 10년간 쑥쑥
금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KRX 금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달러 강세가 주춤하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투자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어서다. KRX 금시장 거래대금은 한해 1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의 거래량은 3년 연속 2만㎏을 돌파했다. 지난해 기준 2만27㎏이었다. '킹달러' 여파로 금 수요가 하락하면서 전년(2021년 2만8296㎏)보다 거래량은 줄었다. 금값과 달러화는 통상 반대로 움직인다.

거래량으로 보면 KRX 금시장 개장(2014년 3월) 2년차인 2015년엔 2211㎏에 불과했다. 하지만 금 투자가 늘면서 거래량은 2019년 1만㎏, 2020년 2만㎏을 넘어섰다. 거래대금 역시 같은 기간 937억원에서 1조4968억원으로 16배 가까이 뛰었다.

특히 KRX 금시장에서 기관 투자자와 귀금속 사업자(자기매매회원)의 거래가 커졌다. 기관의 거래량 비중은 2020년 19.35%에서 지난해 27.51%로 높아졌다. 자기매매회원은 같은 기간 6.99%에서 32.01%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자기매매회원은 금·은 등 귀금속을 생산·유통하는 실물사업자다. 지난해 10월 기준 76개 사업자가 등록돼 있다.

반면 개인들의 투자는 위축됐다. 지난해 기준 KRX 금시장에서 개인 거래량(매수 기준)은 6853㎏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34.22%다. 2020년(71.33%)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활황으로 테마 상품 수요가 늘면서 개인들의 레버리지·인버스 투자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KRX 금시장에서 환헤지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한몫했다. 환율 상승시 수혜를 입지만 지금과 같은 하락 구간에선 기대수익률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작은 금은방 등 자기매매업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헤지 목적으로 들어오는 기관도 늘었다"며 "개인 거래는 줄고 있으나 되레 편중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KRX 금시장은 세제 혜택과 낮은 거래비용이 강점이다. 먼저 은행 골드뱅킹이나 금펀드처럼 매매차익 대한 배당소득세(15.4%)가 없다. 양도세나 이자소득세도 붙지 않는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도 아니다. 수수료는 0.3%로 골드뱅킹(1%), 금펀드(1~1.5%)보다 저렴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부가가치세가 없고 소액 거래가 가능해 참여 유인이 충분하다"며 "미국, 영국에도 금 현물거래 시장이 있으나 KRX금시장이 비교적 성공한 사례"라고 말했다.

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은 한국조폐공사가 품질(순도 99.99%)을 인증하고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을 맡는다. 그만큼 안정성이 높다.
일반회원으로 가입한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한 다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으로 100g 혹은 1㎏ 골드바에 투자할 수 있다. 거래 단위는 모두 1g으로 가격은 지난 3일 기준 7만5770원이다. SK증권과 현대차증권이 지난해 새로 합류해 일반회원은 총 12곳이 됐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