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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불어온 투자 훈풍…디스플레이 장비 "가뭄에 단비"

티엔마 LCD 공장 건설에 10조원 이상 투자 예상
에스에프에이, 티엔마와 1421억 장비 공급계약 체결
이어 디엠에스·주성엔지니어링·신성이엔지 수혜 유력
"중국 대규모 투자에 LCD 장비기업들 기대감 높아"

중국서 불어온 투자 훈풍…디스플레이 장비 "가뭄에 단비"
디엠에스 LCD 장비. 디엠에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티엔마(천마)가 대규모 액정표시장치(LCD) 투자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미 티엔마로부터 장비를 수주한 에스에프에이에 이어 디엠에스, 주성엔지니어링, 탑엔지니어링 등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수혜 기대감이 고조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엔마는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 건설 중인 8.6세대 LCD 공장에 들어갈 장비를 한국을 비롯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발주하기 시작했다.

8.6세대는 가로 2250㎜와 세로 2600㎜ 크기 LCD 기판(마더글라스)을 의미한다. 이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 TV와 모니터,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LCD를 만든다. 티엔마는 샤먼시에 'TM18', 'TM19' 등 8.6세대 LCD 공장 2개를 잇달아 건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TM18, TM19는 8.6세대 LCD 기판을 각각 4만5000장, 12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내년 4분기부터 단계적으로 양산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며 "총 투자액은 1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계묘년 정초부터 중국에서 불어오는 LCD 투자 훈풍에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사이에서 공급계약 소식이 이어질 전망이다.

가장 먼저 수주 포문을 연 곳은 에스에프에이였다. 에스에프에이는 최근 티엔마와 1421억원 규모로 LCD 장비를 납품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에스에프에이는 티엔마 샤먼시 공장에 쓰일 스토커와 'OHCV'(Overhead Conveyor System), 'OHS'(Overhead Shuttle) 등 공장자동화 장비를 일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 납기는 오는 12월까지 진행한다.

통상 공정자동화 장비에 이어 전공정, 후공정 장비 발주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할 때 디엠에스와 주성엔지니어링, 탑엔지니어링 등 그동안 티엔마와 장비 부문에서 협력해온 업체들이 추가로 공급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우선 전공정 장비 부문에선 디엠에스가 세정장비와 현상장비, 식각장비 등을 티엔마에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PE CVD), 참엔지니어링은 레이저 리페어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베니아는 건식 식각장비 수주가 예상된다.

후공정 장비 부문은 탑엔지니어링이 액정적하장비, 절단장비 등을 티엔마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엔유프리시젼과 동아엘텍 등은 측정·검사장비 납품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LCD를 만드는 공간(클린룸) 안에 먼지가 하나도 없도록 관리하는 산업용 공기청정기 'FFU'(Fan Filter Unit) 납품은 신성이엔지가 맡게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불황으로 인해 국내에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투자가 크게 위축한 게 사실"이라며 "이 가운데 티엔마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선 점은 국내 장비기업들 입장에선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