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9일 여의도에서 열린 '은행주 캠페인' 공개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은행주 저평가의 핵심 원인은 낮은 주주환원율이다. 주주환원율을 최소 5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9일 여의도에서 열린 '국내 은행주 캠페인' 관련 공개 간담회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저평가주로 대표되는 은행주의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은행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금융지주 7곳에 공개주주 서한을 발송해 자본배치 정책과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대상 은행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다.
이날 이 대표는 "국내 은행들은 미국·싱가폴·대만 등 해외 은행들과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등을 비교했을 때 우수한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다"며 "국내 은행주 저평가의 핵심 원인은 해외 대비 극도로 낮은 주주환원율"이라고 지적했다.
얼라인파트너스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최근 12개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9%로, 해외은행 (10.5%)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4·4분기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1.9%로 같아 자본적정성도 해외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해외은행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64%인 반면, 국내 은행 평균 주주환원율은 24%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자본 여력을 주주가치 고려 없이 재투자 위주로 사용해온 점을 은행주 저평가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본업 재투자인 대출자산 성장은 주주 환원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며 "아무리 열심히 해서 대출자산 성장에 1조원을 투입해도 주주가치는 300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배당에 1조원을 투입하면 그대로 주주에게 귀속된다"고 했다. 이어 "대출이 과도하게 성장하고 있으니 자기자본비율은 규제 비율보다 보수적으로 충당하되 목표주주환원율을 설정하고 대출 성장률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맞춰 적절히 조절하자는 게 저평가 해소의 골자"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얼라인파트너스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3·4분기까지 국내 명목 GDP 성장률은 2.9%에 그쳤지만, 국내 은행들의 대출성장률은 8.6%에 달했다. 해외은행은 3.1% 수준이다.
이 대표는 "저평가를 극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환원율 수준은 50%라고 생각한다"며 "예측 가능하게 30%를 환원하겠다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은행 이사회에 △목표 주주환원율의 명시 또는 구체적 지표에 따른 계산법 발표 △저평가를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의 환원율 제시 △IR 발표가 아닌 정확한 공시 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캠페인이 무작정 배당을 늘리라는 의미가 아니"라며 "장기적인 자본 배치 및 주주환원에 대한 명확한 정책을 요구하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또 "경제위기가 올수록 저평가 해소로 은행의 극복 능력을 길러야 하고, 현재 밸류에이션은 자본조달조차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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