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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대책’ 일주일… 부동산시장 달라졌나

분양 늘고 경매 낙찰가율 90% 등장 ‘훈풍’
고금리 등에 안정화 우려 시선도

정부가 1·3 규제완화 대책을 내놓은 지 1주일이 지나면서 부동산시장 전반에 변화의 기류가 일고 있다. 청약 시장에서는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자들의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분양 시장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신규 분양이 시작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는 낙찰가율이 90%에 육박하는 물건이 등장했고, 아파트 값 낙폭은 둔화되고 있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분위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높은 금리와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시장 안정화 여부에 대해선 기대 반 우려 반이다.

9일 건설·부동산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정부의 대규모 부동산 규제완화책 발표로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위축된 수요가 개선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청약 시장에서는 입지여건이 유리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기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무주택자인 A씨는 "강남은 비규제지역이지만 이번 대책으로 중도금대출은 가능해졌다"며 "이왕 청약을 받게 된다면 강남이나 강남특수를 기대할 만한 인근 지역으로 청약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입지, 학군 등을 고려해 일부 지역에 청약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3일 청약을 마감한 롯데건설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28.3대 1을 기록했다. 단지에서 도보로 대형마트, 아울렛, 영화관, 병원 등을 오갈 수 있고 대기업 사업장이 들어선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인접한 뛰어난 입지여건으로 청약이 몰렸다.

'1주택자 처분의무'가 폐지되면서 청약률과 계약률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도 높아졌다. 지난해 청약에 당첨돼 보유주택을 매물로 내놨던 B씨는 "정부의 규제완화로 내놨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였다"며 "저가에 파느니 당장 좀 부담돼도 좀 더 시기를 보고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물은 감소세로 반전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3대책 발표 전인 지난해 12월 30일 대비 이날(9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 건수는 5만855건에서 4만9878건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서울시내 자치구 기준으로 아파트 매물 감소 '톱3'는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다. 가장 많이 줄어든 강북구는 아파트 매물이 1007건에서 936건으로 7.1% 감소했다. 이어 도봉구는 1666건에서 1574건으로 5.6% 아파트 매매 매물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매매거래 가격이 급감한 노도강 중 한 곳인 노원구 역시 이 두 지역만큼은 아니지만 이 기간 매물이 3772건에서 2648건으로 3.3% 줄어들었다. 서울 집값 하락폭은 축소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값은 0.04% 떨어져 하락폭이 둔화됐다.

경매시장에서는 대책 발표 이후 낙찰가율이 80%를 넘는 물건이 나왔다. 지난 3일 감정가 9억800만원의 서울 은평뉴타운상림마을 물건(전용면적 85㎡)이 8억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 88%이다.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훼미리타운 전용 136㎡는 5명이 몰려 18억7010만원(낙찰가율 79.6%)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지지옥션이 집계한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76.5%보다 높은 수준이다.

재개발·재건축 시장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서울 서초지역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서초지역은 규제지역에서 풀리지는 않았지만 이번 규제완화 이후로 오래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속도가 빨라질지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박지애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