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의 팜사업 밸류체인 및 정제팜유 일반적 용도.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에서 팜유 원유사업을 넘어 정제사업에도 진출한다. 이를 통해 기존 종합상사에서 글로벌 종합사업회사로의 진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인도네시아 팜유 정제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팜유 정제사업은 팜농장에서 생산한 팜원유를 정제공장을 통해 한 단계 더 가공하는 것으로, 정제된 팜유는 식품, 화장품, 바이오에너지 등에 사용된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 팜유 원유사업만 했다면 이제는 정제사업에도 진출해 사업 시너지를 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금 2억달러(약 2484억원)는 팜사업 확장을 위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지주회사 아그파(AGPA)를 통해 집행된다. 정제공장은 올해 4·4분기 착공 후 2025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은 연간 50만t 규모다. 생산된 제품은 인도네시아 내수시장뿐 아니라 한국, 중국 등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정제공장 부지로는 칼리만탄섬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세계 최대 팜 생산국으로, 칼리만탄섬은 지리적으로 팜 원료 조달과 제품 수출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팜유는 대두유보다 10배, 해바라기유 대비 7배 등 식물성 기름 중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가장 높다. 팜유 가격은 2020년 1t당 600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초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맞으며 1800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최근에는 950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컨설팅기관 LMC는 향후 10년동안 팜유 가격이 꾸준하게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니팜법인 PT.BIA의 3개년 실적 현황.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정제사업 진출은 회사의 팜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파푸아섬에서 팜 농장을 개발해 지난 2017년부터 팜원유를 생산해 왔다. 작년에는 CPO(팜원유) 생산량 18만t, 매출 1억7000만달러, 영업이익 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대비 매출 232%, 영업이익 437% 급증한 수치다. 팜사업 영업이익 8000만달러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포스코에너지 합병 전에 거둔 작년 전체 영업이익 약 9000억원의 1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정탁 부회장은 "기존 상사에서 지속성장을 위한 종합사업회사로의 전환을 위해 수익성 높은 사업을 발굴, 과감한 투자를 추진하겠다"며 "올해를 식량사업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해외 조달 및 수요자산 투자를 통해 사업기반을 강건화하겠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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