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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돌려놔” 노조 바람 거센 판교 [IT업계, 오피스 출근 전환 부작용]

카카오 3월부터 전면 출근 반발
직원 노조 가입률 50% 넘어서
넥슨도 한달새 300명 급증

“재택 돌려놔” 노조 바람 거센 판교 [IT업계, 오피스 출근 전환 부작용]
코로나19 확산 기간 보편화됐던 재택근무가 사라지고 있다. 팬데믹 시기 발 빠르게 재택·원격 근무 등의 업무방식을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채택했던 IT 업계도 회사 출근으로 돌아서면서 그간 재택업무 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구성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IT·게임업계 "재택은 이제 안녕"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재택근무를 중단하는 기업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사실상 100% 대면출근제에 가까운 새 근무제를 발표하며 IT업계의 근무제 변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오는 3월부터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 방침에 따라 구성원들은 회사 출근을 원칙으로 한다. 네이버는 올해도 주 5일 원격근무를 하는 'R타입'과 주 3일 이상 회사로 출근하는 'O타입' 두 가지 근무형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커넥티드 워크' 제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카카오가 근무제에 변화를 준 만큼 네이버도 따라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게임업계는 이미 전면 출근 기본형태로 전환한 지 오래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은 지난 6월부터 전면 출근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게임사들이 신작 지연, 실적 악화 등에 따라 현실적으로 재택 유지를 하긴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재택근무 횟수에 제한이 없던 SK텔레콤은 2월 1일부터 재택근무를 주 1회로 제한한다. IT업계 관계자는 "업무효율성을 제고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근무제가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다수 회사가 대면출근 방침과 별개로 조직별 근무자율성은 보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직원은 불만, 노조 가입률 높아져

새 근무제 발표 이후 공교롭게도 카카오 노조 가입률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40%대에 머무르던 카카오 본사 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이 50%를 돌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슨 또한 지난달 초 진행한 전사 타운홀미팅 이후 최근 노조(스타팅포인트) 가입자가 300명가량 늘었다. 당시 경영진은 당해 실적전망과 함께 대면근무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총노조가입자 수는 대략 2200명으로 전체 임직원 수의 35%에 달한다. 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은 "사무실 출근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대지 않아 직원들을 동요시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3년간 원격근무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갑자기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내부적으로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거나 구성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해 익숙해질 시간을 보장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