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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있어야 진짜 대세… '尹 수혜주' 도 옥석 가리기

대세-테마 가르는 기준선은 실적
'규제 완화 수혜' 건설주 반토막
삼성물산, 수주확대로 주가 방어
방산주 상승분 반납 등 혼조세
신규 수출 등 실적 모멘텀 기대

'정부 정책 수혜주도 실적 개선이 없으면 호재가 오래가지 못한다'. 약세장이 지속된 지난해 증시가 알려준 교훈이다. 새해 증시에서도 '테마성 정책수혜주의 단명'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확실한 실적 개선이 대세주와 테마주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강세를 보이던 원전주가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원전 대표주인 이날 두산에너빌리티는 전 거래일 대비 3.79% 떨어진 1만6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주엔 하락으로 장을 마친 적이 없었다. 한전기술(-3.95%), 한전KPS(-1.59%), 수산인더스트리(-5.10%) 등 다른 원전주도 내렸다.

지난주에 함께 강세를 보이던 방산주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방산 3강'으로 꼽히는 종목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0.75% 오른 8만800원에 장을 끝냈다. LIG넥스원(-3.15%), 한국항공우주(-4.02%)는 3% 이상 빠졌다.

지난주 강세가 무색한 이날의 하락에 대해 증권업계는 '재료 소멸'로 분석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순방을 앞두고 양국 협력 기대감에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UAE 정부가 에너지·원전·수소·태양광·방산 분야 한국기업에 3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호재가 사라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에는 차익 실현에 대한 움직임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방산업체들이 올해 시장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면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도 보수적인 스탠스를 보이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주가 흐름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방산·원전주는 건설주 등과 함께 윤석열정부의 수혜주로 꼽혔다. 지난 정부와 다르게 새 정부에서 규제가 풀리며 업황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제대로 된 모멘텀을 보이지 못하면서 정부 출범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다음날(3월 10일) 2만1100원에서 지금은 1만6500원으로 21.80% 떨어졌다. 한전기술은 같은 기간 8만9500원에서 6만800원으로 32.06%, 보성파워텍도 6840원에서 4315원으로 36.91% 각각 하락했다.

원전주는 현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비중을 확대를 추진하면서 대표 수혜주로 분류됐다. 지난해 3월 대선 전후, 지난해 8월 이집트 원전 프로젝트 수주에 큰 상승세를 보였다가 곧바로 상승분을 반납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로 수혜가 예상됐던 건설주 역시 윤 대통령 취임 첫날 대비 주가가 거의 반토막이다. GS건설은 이날 2만3200원으로 마감해 대선 다음날(4만6300원) 대비 49.89%, DL이앤씨는 6만6603원(수정주가)에서 3만5350원으로 46.92% 각각 내렸다. 건설주는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자금시장 경색과 부동산 시장 둔화 등로 내리막을 탄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뚜렷한 성과를 낸 종목들은 주가도 상승세였다. 방산주인 현대로템은 대선 다음날 1만9150원에서 현재 2만7800원으로 45.16%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5만3900원에서 8만800원으로 49.90% 올랐다.


건설주인 삼성물산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관련 터널공사 본계약 체결 및 하이테크 건설 프로젝트 수주 확대로 주가 방어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실적 개선이 대세주와 테마주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나승두 연구원은 "새해 장이 열리고 방산주가 잠시 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신규 수출과 실적 모멘텀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올해 1·4분기부터 중동뿐만 아니라 폴란드, 노르웨이, 말레이시아, 루마니아,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지역에서도 추가 수주 소식이 전해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