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초 국가급 교통플랫폼 곧 출시, 현재 데스트 중...시장 90% 장악 목표
- 디디추싱, 신규 등록 재개 발표 이틀 만에 장외 주가 추락
중국 최초 국가급 교통플랫폼을 '강국교통'. 증권시보 캡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정부가 차량 예약부터 화물운송까지 아우르는 국가급 교통 플랫폼을 출시키로 했다. 교통 분야 데이터 영역까지 정부가 컨트롤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중국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기업인 디디추싱의 주가는 장외시장에서 폭락했다.
19일 베이징일보와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최초의 국가급 교통 이동 플랫폼인 ‘강국교통’이 최근 내부 데스트를 완료하고 온라인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강국교통은 먼저 차량예약 서비스를 출시하고, 수십개의 온라인 차량예약 서비스업체를 플랫폼으로 진입시킬 계획이다. 플랫폼은 차량예약, 화물운송, 해상운송, 항공운송 등 6개 카테고리로 운영된다. 정비, 보험, 유류카드 할인 등 부대 서비스도 내놓는다.
강국교통은 위챗이나 알리페이, 틱톡 등 다른 플랫폼을 연결해 사용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향후 전체 운송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차량호출 서비스 시장은 1위 디디추싱이 90% 이상을 장악해왔다. 그러나 디디추싱은 민감한 빅데이터 유출을 우려하는 중국정부의 저지 메시지에도 2021년 6월 미국증시 상장을 강행했다가 미운 털이 박혔다.
중국정부는 전례 없는 인터넷 보안심사와 함께 신규 사용자 등록을 금지하는 등 전방위 규제를 가했다. 디디추싱이 상장 1년 만인 지난해 6월 자진해서 상장을 폐지했지만 중국정부는 80억2600만위안(약 1조5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디디추싱이 주춤하는 사이 메이퇀다처, 헝다오추싱, 양광추싱, T3추싱, 가오더, 차오차오추싱 등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섰으나 중국정부는 이들 업체 역시 ‘웨탄’으로 불리는 예약면담으로 군기를 잡았다.
중국정부는 이에 앞서 디디추싱, 만방, 화라라 등 4개 주요 화물차 공유서비스 업체도 웨탄 형식으로 불러 위법행위 시정을 지시했다. 웨탄은 표면적으로는 약속을 잡아 대화한다는 의미지만 실제는 당국이 관리대상 기업이나 개인을 불러 요구사항을 전달하거나 잘못을 질타하는 것이다.
중국정부가 직접 교통·화물운송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해당 플랫폼에 저장되는 사용자 데이터를 국가가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자국의 데이터를 중요 안보로 규정하고, 외부 유출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디디추싱의 미국증시 상장을 막은 것도 이 때문으로 전해진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를 오랫동안 괴롭힌 것도 마윈 최고경영자(CEO)의 설화 사건이 아니라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이 가진 금융고객 데이터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앤트그룹은 중국 최대 전자결제서비스 알리페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용자는 10억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앤트그룹의 성공비결은 고객으로부터 수입한 정보라는 통상적 견해다.
중국정부는 앤트그룹에게 이런 정보를 넘겨줄 것을 요구했으나 '고객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후 마윈 설화 사건이 터졌고 당국의 압박이 시작됐다.
현재 마윈은 앤트그룹의 지배권을 상실했으며, 앤트그룹은 사실상의 정부당국인 민관합작 신용정보회사에 고객 10억명의 정보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는 올해 경제 회복을 위해 알리바바 등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디디추싱의 주가는 전날 미국 장외거래소인 시카고 OCC에서 11.73% 급락한 주당 4.14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디디추싱 주가는 지난달 30일 3.18달러에서 신규 사용자 등록을 재개한다고 밝힌 다음날(17일) 4.99달러까지 올랐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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