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잇따라 오르면서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는 68건에 그쳤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연간 1만건을 넘나들던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처음으로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솟는 대출 금리 부담에 강력한 전매 제한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서울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까지 동결시킨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입지나 학군 등 실거주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이는 강남을 비롯 서울 일부 지역의 경우 그나마 분양권과 입주권 거래가 소규모로나마 유지되는 양상이다.
작년 68건 불과...2007년 이후 최소
25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는 68건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7년 이후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입주·분양권 거래는 2016년 9948건으로 1만 건에 육박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2017년 8652건, 2018년 2532건, 2019년 2114건 등 2007년 이후 줄곧 네 자릿수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 894건으로 거래가 줄어든 뒤 2021년에는 264건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68건만 거래됐다.
지난해 서울에서 입주·분양권이 거래된 단지를 살펴보면, 3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18층) 입주권이 38억7407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면적 97㎡(15층) 입주권은 작년 3월 33억1184만원에 거래돼 그뒤를 이었다. 이 밖에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 '마포더클래시', 은평구 증산동 'DMC센트럴자이',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역 해링턴플레이스',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 등의 입주권과 분양권이 거래됐다.
경기·인천도 분양권 거래량 반토막
경기와 인천도 분양권 거래량이 반 토막 났다.
경기는 2014년 1만259건 이후 2020년까지 7년 연속 거래량이 1만 건을 웃돌았으나 2021년 6846건으로 줄었고 작년에는 3316건으로 감소했다. 인천도 2021년 3970건에서 지난해 1667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기존 주택 매매시장이 냉각기를 겪으면서 분양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간 강력하게 작용했던 분양권 전매 규제 영향도 컸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초부터는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 전매제한 규제가 완화되고 대출 역시 금리가 낮아지는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분양권 거래가 조금이나마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1.3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권 전매 제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존 분양 단지가 소급 적용 혜택을 받아 분양권 시장이 일시적으로 활성화될 수도 있다"면서도 "분양권 매매도 대출이 필요한 만큼 금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거래량이 극적으로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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