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안우진 대표팀 탈락에 "기회 줬어야" 옹호 발언 뭇매
과거 음주운전 사건까지 소환
추신수가 학폭 이슈로 WBC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안우진에 대해 언급했다가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추신수의 미국 한인 라디오 방송 DKNET 출연 당시 모습. 뉴스1
유튜브 DKNET 캡처
추신수(41·SSG 랜더스)의 한국야구와 관련된 소신 발언이 팬들의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설 연휴 내내 해당 발언은 각종 포털 및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현재 미국 텍사스주 자택에 머무르고 있는 추신수는 최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SSG에서 프로 인생 처음으로 우승한 뒷얘기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 구성 등과 관련한 생각을 자세히 밝혔다.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 정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발언들이 포함되며 야구 팬들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팬들은 싸늘한 시선으로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고 있고, 각종 매체에서도 경솔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가장 크게 문제가 된 발언은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과 관련된 발언이다. 안우진은 이번 WBC 대회 직전까지도 '뜨거운 감자'였다. 실력이야 말할 필요가 없지만, 학교폭력 이력으로 인해 대표팀에서 제외된 선수이기 때문이다. 최근 학폭은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다. 김유성(두산 베어스)이 그로 인해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고, 이영하(두산 베어스)도 학폭으로 재판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신수는 새 얼굴이 많은 라이벌 일본을 거론하며 이번 WBC 대표 선발 때 당장 성적보다는 미래를 위해 안우진에게 기회를 줬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안우진이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이와 관련한 징계도 받았는데도 국가대표로 뛸 수 없다며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이 팬들의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야구 팬들은 학교 폭력을 그냥 지나가는 하나의 사건으로 치부하는 추신수의 경솔함에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추신수는 대표팀에 관련된 문제에서도 "언제까지 김광현·김현수인가"라며 새 얼굴을 뽑는데 주저하는 한국 야구의 현실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단순히 먼저 태어났다고 선배가 아니다"라며 해당 대표팀을 구성한 야구 원로들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하지만 정작 팬들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면제를 받아 FA 대박을 터트린 이후 한 번도 국가의 부름에 응하지 않은 그의 발언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추신수가 언급한 김광현(34·SSG), 양현종(34·KIA), 김현수(35·LG) 등은 모두 10년 이상 국가대표에 헌신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병역혜택을 받은 후 FA 계약을 한 기회주의자가 할 말은 아니라는 식의 질타가 대부분이었다. 해당 사건과 연관성이 없지만, 과거 추신수의 음주운전 전력까지 다시 소환되는 모양새다.
얼마 전 추신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단을 지원해온 팀 관계자들에게 5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보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구단 버스 운전기사, 그라운드 관리책임자, 훈련 보조요원, 라커룸 청소원과 선수단 식당 종사자, 유니폼 세탁을 맡아준 사람들에게까지 상품권을 전달했다. 하지만 해당 발언으로 좋았던 추신수의 이미지는 곤두박질쳤다. 해당 발언들은 그가 은퇴하는 순간까지 두고두고 팬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