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선전, CSI300 모두 오름세, 시장 관심받은 소비주는 관광 분야 추락
2023년 춘제(음력 설) 연휴 기간 중국을 한 쇼핑 골목.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증시가 춘제(음력 설) 이후 개장 첫날 소비 회복 등에 힘입어 자동차와 정보기술(IT), 가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시장의 관심을 끌었던 관광 형태의 소비부문은 하락했다.
30일 중국 상하이·선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지수 모두 상승했다. CSI300지수는 장중 2% 넘게 오르는 등 지난해 10월 바닥을 찍은 후 20%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섹터별로는 완성차와 자동차부품·방산·IT가 급등했고, 가전과 주류도 강세를 나타냈다. 인공지능 데이터서비스 제공업체 하이톈루이성, 빅테이터 제공업체 TRS(토우얼쓰)는 장 초반 상한가를 쳤고, 바이두도 한때 5% 넘게 올랐다.
이와 달리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소비부문은 가전, 식품·음료가 올랐지만 관광 관련주는 급격히 떨어졌다. 서더양조는 장중 상한가를, 금종자주는 7% 이상, 시총 1위 구이저우마오타이는 2% 이상 상승했다. 백색가전과 소형가전도 대부분 선전했다.
그러나 긴 황금연휴가 끝난 영향을 받아 관광지수는 1.31% 하락했다. 중국청년여행사는 5% 가까이 떨어졌고, 리장주식과 링난지주 등은 2% 내려갔다.
앞서 중국 정부는 소비 회복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쏟아냈다. 중국 문화관광부 등에 따르면 춘제 연휴 기관 국내 관광객은 3억800만명(연인원 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23.1% 증가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88.6% 수준이다. 국내 관광 수익은 3758억4300만 위안(약 69조원)으로 1년 전과 견줘 30%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 영화 흥행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67억6200만 위안(약 1조2400억원)을 기록, 2021년에 이어 춘제 박스오피스 역대 2위를 찍었다. 면세점이 몰려있는 하이난성 하이커우 세관은 춘제 때 15억6000만 위안(약 2838억원)의 면세 쇼핑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5.88% 확대됐다.
포사이스 바 아시아의 수석 애널리스트 윌러 천은 “중국 본토 증시가 연휴 기간 상승한 미국과 홍콩 증시 성적을 따라잡고 있다”면서 “시장은 연휴 기간 나온 데이터에 매우 들떠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데이터는 먼저 개장한 홍콩증시에 반영돼 지난 주 이틀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이날 홍콩항셍지수,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 H지수 모두 밀렸다.
개별 종목으론 인터넷 기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플랫폼 업체 묘안엔터테인먼트 9% 이상, 면세·여행업체 중국중면 7%, 교육서비스기업 신둥방온라인 7%, 음악서비스 제공 회사 클라우드 뮤직 6% 등으로 장중 하락했다.
선전의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26~27일 강세를 보인 뒤 조정 양상”이라며 “전반적인 홍콩 증시 회복 속에서도 일부 종목의 실적 변곡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소비 데이터를 보는 관점은 엇갈린다. 중신증권은 “선방했다”며 비교적 낙관적으로 해석한 반면 중타이증권은 “여행자 수에 비해 관광 수입의 회복 정도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면서 “향후 일정 기간 동안 시장이 데이터를 검증할 공백기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소비 부문의 주가는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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