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델 프로젝트’로 돌아온 조성진
건반악기 모음 중 아끼는 3곡 수록
국내서 3월·7월 5차례 공연 예정
"이번 '헨델 프로젝트' 앨범을 준비하면서 하루에 7~8시간씩 태어나서 가장 많은 연습을 했다. 바흐의 곡이 지적이고 복잡하다면 헨델 건반은 조금 더 멜로딕하다. 바로크 음악을 많이 접하지 않았던 나에게 헨델이 조금 더 접하기 쉬웠다. 하지만 연습하면서 헨델도 만만치않구나 생각했다."
조성진(사진)은 2년 만의 정규 앨범 '헨델 프로젝트'를 발표한 하루 뒤인 지난 4일 온라인 줌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 최초 우승자이자 국내 최정상 피아니스트인 조성진은 "코로나 팬데믹 1년 동안은 쉬었지만, 2021년 가을부터는 전처럼 바쁘게 지내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조성진은 지난 1월 미국에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 등과 협업을 했고, 시애틀과 LA에서 공연을 했다. 현재는 독일 베를린에 있다.
조성진은 그전까지 주로 고전주의 시대 음악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작가인 헨델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앨범에는 1720년 런던에서 처음 출판된 헨델의 하프시코드 모음곡 2권 중에서 조성진이 가장 아끼는 세 곡이 수록돼 있다.
조성진은 선곡의 이유에 대해 "하루종일 쳐보고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세 곡을 정했다"며 "싫어하는 이유는 설명하기 쉽지만 마음에 드는 이유는 설명하기 참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피아노로 작품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서스테인 페달을 사용하지 않고 강약을 조절했다. "현을 뜯는 하프시코드보다 해머로 현을 치는 현대 피아노가 강약조절이 쉽고 표현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조성진은 오는 3월과 7월 한국 팬들도 만날 계획이다. 3월과 7월 서울에서 2번, 그리고 서울 외 도시에서 3번 등 모두 5회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앨범에 낸 헨델의 곡과 러시아 작곡가 구바이둘리나의 '샤콘느' 등을 선보인다.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라는 수식어에 대해 조성진은 "클래식 음악계에서 하고 싶은 역할은 없고, 없었으면 좋겠다"며 "피아니스트는 그냥 좋아서 하는 거다. 관객에게 좋은 음악, 위대한 음악을 선보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과거에 한 도시에 1000명, 2000명 정도가 내 음악을 들어주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고 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지금은 '추락'을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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