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동호수 조망권 논란에
‘19m 방음벽’ 높이완화 추진
강동대로엔 저소음 아스팔트
한강유역환경청과 협의 필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의 아파트 방음벽 높이를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단지 미관 및 출입구 설치를 위해서다. 방음벽 높이를 낮추는 대신 강동대로에 저소음 아스팔트 포장을 통해 차량 소음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방음벽 높이는 일부 동호수에 '방음벽 뷰(조망)' 논란을 키웠던 만큼 7일부터 진행되는 예비 입주자 추첨·계약 및 무순위 청약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6일 둔촌주공재건축조합 및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달 3일부터 17일까지 정당계약 기간 견본주택에서 계약을 하는 일반분양 청약 당첨자들에게 '방음벽 높이 최소화 진행 동의서'를 배포했다. 방음벽 높이를 줄이는 데 동의한 계약자가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조합 동호수 추첨 이후 조합원 계약 시에도 동의서를 받을 예정이다.
조합이 배포한 동의서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사업시행인가 과정에서 한강유역환경청 주관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강동대로 및 양재대로 인접세대의 소음저감조치를 위해 강동대로 지하철 9호선 출입 부근부터 둔촌사거리를 거쳐 양재대로 한국전력(강동지점)에 이르기까지 약 650m의 방음벽 설치를 계획했다. 방음벽 하부구조물인 방음둑은 약 5.5m, 투시형 방음벽은 약 17~19m에 이른다. 이 때문에 방음벽 최고 높이는 24.5m에 이른다.
조합이 방음벽 설계변경을 진행하게 된 단초는 서울시의 권고 때문이다. 서울시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는 관련 심의에서 "방음벽의 설치는 최소화하기 바라며 콘크리트 옹벽과 체결부 높이를 조절하는 등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처리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조합도 미관상 이유로 방음벽 높이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박승환 둔촌주공 조합장은 "지난해 연말에도 서울시가 미관에 대해 지적했다"며 "한강유역환경청과 협의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음측정 기준을 맞추기 위해 강동대로 차량 통행 소음을 줄이려고 한다"며 "조합이 비용을 들여 저소음 아스팔트 도로 포장하는 방안 등을 강동구청 및 한간유역환경청 등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동구청에 따르면 조합은 방음둑은 그대로 두고 방음벽 높이를 기존 최고 19m에서 약 12m로 5m가량 줄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방음벽은 높게 지으면 포스트(기둥) 간격이 촘촘해지는 문제가 있다"며 "단지에서 올림픽공원으로 연결되도록 둔촌사거리 쪽 방음벽에 입구를 뚫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음을 줄일 수 있는 조치가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권한은 환경청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방음벽 설계변경을 위해선 한강유역환경청의 협의 및 검토를 거쳐야 한다. 이후 강동구청 승인을 거쳐 설계변경이 확정된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소음저감조치를 변경할 경우 환경청 협의를 하도록 돼 있다. 조합이 설계변경을 위한 협의안을 가져오면 환경청이 검토한다"며 "환경청의 검토 의견을 기반으로 강동구청이 승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방음벽 조망권이 개선되면 예비 입주자 및 무순위 청약 과정에서 계약률이 기대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청약 접수 과정에서 방음벽 뷰는 기피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배치도상 방음벽은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3단지 외곽을 둘러싸고 있다.
방음벽과 거실 창을 맞대고 있는 동은 △305, 321동 전용 39A △301, 302동 전용 84F △308, 309, 319동 전용 49A 등이다.
아파트 한 층 높이를 약 3m로 가정하면 방음벽 설계기준으로 8층 이하의 경우 방음벽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강유역환경청 협의가 필요해 얼마나 높이가 줄어들지는 현재 미지수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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