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CI
카카오 CI
[파이낸셜뉴스]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챗(Chat)GPT'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IT) 대장주인 네이버(NAVER)와 카카오가 연내 한국형 챗GPT의 탄생을 예고하고 나서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의 주가는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AI 전략을 발표한 후 꾸준히 우상향 추세에 있으며 개인 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집중돼 귀추가 주목된다.
네이버 ‘서치GPT’·카카오 ‘코GPT’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불과 몇 개월 만에 챗GPT로 대변되는 자연어 처리 기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주가가 크게 움직였다. 지난 3일 네이버 실적 발표에서 '서치(Serch)GPT'의 상반기 출시 소식이 알려지며 장중 6% 급등한 것이 하나의 예다.
네이버의 주가는 지난달 3일에만 해도 종가 기준 17만8500원에 그쳤지만 이날 현재 22만3000원으로 약 25% 올라 거래 중이다. 지난달 네이버의 주식 1000억원 넘게 판 개인은 이달 들어 현재까지 784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서치GPT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확보한 검색, 커머스, 핀테크 등 주요 사업별 공급자와 사용자, 주요 이해 관계자 간 창출되는 지속적인 라이브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이를 통해 AI 알고리즘 고도화와 이에 근간한 예측의 범위 및 기간을 확대해 비즈니스 솔루션 기반 사업 가치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검색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커머스에서 셀러, 유저, 풀필먼트 과정의 통합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 AI 사업에 대한 매우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광고 및 이커머스 시장 둔화, 포쉬마크 연결 편입으로 인한 수익성 영향 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라면서도 "관련 내용 구체화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서치GPT를 통해 네이버에 새로운 기대 요인이 장착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도 AI 전략을 발표했다. 그룹 내 카카오브레인을 중심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이 AI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10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서 “카카오는 글로벌 기업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기보다 카카오브레인이 가진 한국어 특화 AI 모델인 '코(Ko)GPT'를 활용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버티컬 AI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의 경우 관련 기술에 대해 글로벌 빅테크가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판단하면서도 관련된 투자 비용에 대해서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다소 소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관련 주식들의 주가 부침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챗GPT 중심의 자연어 처리 기술에 대한 관심도는 이어지겠지만, 이를 카카오의 강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최근 에스엠 인수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더욱 높인 바 있어 다소 간 이를 소화하는 과정이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진화하는 챗GPT 월드
챗GPT 시장 장악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구글은 최근 AI 챗봇 스타트업인 앤스로픽에 4억달러(약 5100억원)를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엔스로픽은 오픈AI 전 직원이 설립한 회사로 구글 클라우드를 제공받는다. 구글은 또 대화형 AI 기술인 '람다(LaMDA)' 기반의 챗봇 '어프렌티스 바드'를 테스트 중이다. 구글의 AI 자회사 딥마인드는 출처 인용 기능이 추가된 '스패로우'의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바이두도 3월 중 챗GPT와 유사한 기능의 플랫품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적 열풍에 유료화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1일 오픈AI는 회사 블로그를 통해 챗GPT 유료 서비스를 이르면 수주일 내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챗GPT는 현재처럼 무료 사용이 가능하지만, 유료 사용자에게는 더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월 20달러(약 2만5000원) 구독 방식의 챗GPT 플러스는 AI로부터 더 빠른 응답을 받을 수 있고, 사용자가 몰리는 시간에도 AI를 이용할 수 있다. 오픈AI는 조만간 기업이 자체 앱에 챗GPT를 적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도 내놓을 계획이다.
기업용 챗GPT 서비스를 비롯해 다양한 요금제를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등장했던 수많은 고성능 AI는 학술 및 연구 목적이었다"라며 "챗GPT는 누구나 AI를 직접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시대를 열었고, 지식 경제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챗GPT 등 AI의 생산성 향상 도구로서의 역할은 긍정적이고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라면서도 "소프트웨어로서 AI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신뢰도에 대한 문제 해결은 아직 어려워 결국 콘텐츠에 대한 최종 판단은 '사람'의 몫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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