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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 된 중소기업 CB·EB… 잇단 풋옵션에 유동성 경고등 [금융 부담에 中企 아우성]

주가 부진 지속되자 대거 행사
현주가보다 전환가 높아 손실

지난해 0%대 이자율로 기업들의 자금 운용에 숨통을 터주던 주식전환사채(CB)와 교환사채(EB)가 부메랑이 돼서 돌아오고 있다. 주가 부진이 계속되면서 전환권 및 교환권이 무용지물이 되고 투자자들이 잇달아 조기상환청구(풋옵션)에 나서기 시작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정바이오는 오는 27일 조기 상환청구 비율이 100%에 도달한 사모 CB 원금을 투자자에게 상환해야 한다.

풋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장래의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가 지지부진할 경우 중도에 풋옵션을 대거 행사함으로써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채권 발행기업으로선 유동성 흐름에 독이 되기도 한다.

우정바이오는 시설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해 8월 27일 만기 5년물 CB 50억원어치를 찍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로 발행 8개월 만에 원금 상환 준비를 하고 있다.

발행 당시만 해도 우정바이오의 주가는 4000원 선이었으나 2월 현재 2900원 선까지 내려왔다. 우정바이오의 CB 전환권 행사가격은 주당 4944원이다.

전환가가 현재 주가보다 현저히 높아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게 될 경우 투자자들은 외려 손실을 보는 구조이다. 이자도 기대할 수 없다. CB는 전환권이라는 일종의 혜택을 주는 대신 표면이율이 0%인 경우가 상당하다. 우정바이오가 발행한 CB의 표면이율도 0%다.

같은 날 영화금속도 CB 원금(100억원)의 75%에 해당하는 돈을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풋옵션 비율이 75%에 달한 때문이다. 영화금속의 CB 전환권 행사가격은 주당 1884원이다. CB 발행 당시 영화금속의 주가는 1000원을 웃돌았으나 현재는 900원 선을 가리키고 있다.

교환사채(EB) 풋옵션 행사도 늘어나고 있다.

EB는 투자자들이 사채를 자사주로 교환하면 발행기업으로선 상환 부담을 덜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본총계가 늘어나는 만큼 부채비율이 낮아진다. 부채비율 관리와 동시에 자금을 동원하려는 기업들이 EB 발행을 택하는 이유다.

삼화페인트공업이 지난해 2월 발행한 EB 3년물(100억원)에 대한 풋옵션 행사일도 이달에 돌아온다. 회사가 투자자 대상으로 풋옵션 의향을 물은 결과 투자자의 74%가 원금 회수 의사를 밝혔다. 삼화페인트공업은 오는 27일 발행 당시 원금의 74%에 해당하는 74억원을 투자자에게 상환해야 한다. 삼화페인트공업이 발행한 EB의 교환대상 주식은 자사주다.
주당 교환가액은 1만1880원이다. 삼화페인트공업의 주가는 2월 현재 5900원 선으로 EB 교환가격보다 현저히 낮다.

이 밖에 레드캡투어 EB(67.9%), 아이씨뱅큐 CB(71.4%), 피씨엘 CB(84.9%), 에이트원 CB(75%), 뉴지랩파마 CB(64%), 아이큐어비앤피 CB(83.3%) 등에 대한 풋옵션 비율도 높았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