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짱 여행 중 원데이 투어로 찾아간 그 곳
나짱의 이틀보다 즐거웠던 '달랏의 하루'
베트남의 가우디라고 불리는 달랏 크레이지하우스의 모습 / 사진=이환주 기자
【베트남(달랏)=이환주 기자】
"어떤 이에게는 즐거움을, 어떤 이에게는 신선함을(Dat Aliis Laetitiam Aliis Temperiem)." 베트남 달랏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 리조트로 개발되며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첫 문장의 라틴어 머릿 글자를 따 영어로는 '다랏(
Da Lat)'으로 표기한다.
지난 연말 나트랑(나짱) 6박7일의 일정 중 원데이 투어로 달랏을 방문했다. 차로 편도 3시간 30분이 넘는 긴 거리였지만 달랏에서의 하루는 나짱에서의 이틀 그 이상의 즐거움을 줬다. 반나절의 달랏 투어는 어떤 이에게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만에 하나 다음번에 베트남을 또 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갈 곳은 달랏이 될 것 같다.
동양의 파리, 가장 매력적인 도시 52위
달랏은 호치민에서 비행기로 1시간, 버스로 6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나짱에서는 차로 약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달랏은 베트남 럼동성의 성도로 랑비앙 고원에 자리하고 있다. 평균 해발 1500m로 다른 베트남 지역과 비교해 선선하기 때문에 외투를 챙기는 것이 좋다. 선선한 기후 탓에 커피, 딸기, 배추, 고구마 등을 대량 생산한다.
2016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 52위에 오른 달랏은 어느 도시보다 별명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베트남의 보석, 봄의 도시, 꽃의 도시, 동양의 파리로 불리우며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혼여행지이기도 하다.
달랏 여행은 우연하게 결정했다. 나짱 시내 여행 중에 만난 그랩(차 공유 어플) 드라이버 '뚜'가 적극 추천하며 여러 사진들을 보여줬다. 이후 숙소에서 여행 상품을 검색해 보고, 시내 현지 여행사에 문의해보니 그룹 투어가 없어 개인적으로 차를 빌려 여행을 하려면 3인 기준 약 200달러의 비용이 든다고 했다. '뚜'에게 100달러로 협상을 하고 원데이 달랏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아침 7시30분, 나짱 시내 호텔에서 출발해 달랏으로 향했다.
1시간 가량을 달려 한 식당에 내렸다. 식당 외부로는 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강을 접한 공간에 돌로 만든 거대한 고릴라, 코뿔소, 악어 등의 조형물이 장관이었다.
나짱에서 달랏으로 가는 길에 들린 한 식당의 조형물. /사진=이환주 기자
차를 타고 달랏으로 가는 길은 강원도 용평을 가는 것처럼 고지대에 구불구불한 길이 많았다. 해발 고도 1000m 정도의 도로에서 단단한 암벽으로 된 산을 타고 흐르는 거대한 폭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차에서 잠깐 내려 인증샷을 찍었다.
린푸억 사원, 다딴라 폭포 알파인 코스터
달랏의 첫 목적지는 린푸억 사원이었다. 거대한 불교 사원으로 규모는 거대했지만 사원의 외벽은 화려하고 알록달록 했다. 49m 길이의 용사원은 1만2000개의 유리병으로 용의 비닐을 일일이 표현했다. 갈색으로 보이는 용의 비닐은 맥주병, 초록색 비닐은 음료수 병이었다. 사원에는 10m는 넘어 보이는 꽃으로 만든 여성 불상도 있었다. 수십만 송이의 국화로 만든 여성 불상으로 방문 당시 꽃은 시들어 있었지만 찰나의 아름다움을 위해 이만큼의 노력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베트남 달랏에 있는 불교사원인 린푸억 사원 /사진=이환주 기자
란푸억 사원의 한쪽 벽면 모습. 유리병을 사용해 용의 비닐을 표현했다. /사진=이환주 기자
이후 달랏 케이블카를 타고 죽림사원(트루람사원)에 갔다. 죽림사원은 투엔람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사원 내부에는 거대한 열대 나무를 비롯해 이상한 모양으로 나무 줄기를 꼬고 비틀어 만든 다양한 나무들을 볼 수 있었다.
사원 투어를 마치고 인생샷을 찍기 위해 다딴라 폭포로 이동했다. 폭포에서 사진을 찍고 달랏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알파인 코스터를 탔다. 숲속을 따라 길게 펼쳐진 레일카를 타고 10분 이상 바람을 가르며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손잡이를 밀거나 당기는 방식으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조작이 어렵지는 않았다.
다딴라 폭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 /사진-=이환주 기자
다딴라 폭포를 보며 산을 타고 이동하는 알파인 코스터
베트남의 가우디 크레이지 하우스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전에 배를 채워야 했다. 여유있게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기엔 달랏에서의 시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에 달랏에서 유명한 빵집 '리엔 호아'에 갔다. 따뜻한 조각 피자와 다양한 빵과 음료를 집어 3명이 배부르게 먹고, 남은 빵을 싸갔지만 한국 돈으로 1만원이 안 나왔다.
이후 차를 타고 '베트남의 가우디'라고 불리는 크레이지 하우스로 갔다. 건물의 외관부터 화려하고 복잡했지만 실제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안은 상상을 초월했다. 빙글 빙글 돌아가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여러 길이 교차로 엮이고 섥혀 다른 방과 공간이 나오는 식이었다. 방 탈출 카페와 테마파크, 고급 호텔과 여러가지 건출물을 모두 모아 재미있는 요소만 합쳐 놓은 것 같은 건물이었다. 그레이지 하우스는 여성 건축가인 당비엣응아가 만든 건축물로 그녀는 모스크바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남은 여생을 보내기 위해 크레이지하우스를 구상하고 만들기 시작했으며 현재도 진화를 거듭 중인 건축물이다.
베트남의 가우디라고 불리는 달랏 크레이지하우스의 모습 /사진=이환주 기자
달랏기차역에 있는 공중부양 수도꼭지 분수
달랏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1938년 프랑스 건축가 몽셋과 레브롱에 의해 건축된 달랏 기차역을 찾았다.
멈춰버린 기차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시를 일으키는 수도꼭지 분수를 사진으로 남겼다.
달랏의 명물인 야시장, 달랏 사진 맛집인 클레이 터널 등 아직 보지 못한 명소가 수없이 남았지만 여행 일정상 아쉬운 발걸음을 나짱으로 돌렸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6박7일의 나짱 일정 중 최소 3일 이상은 달랏에서 보냈을 것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