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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실리는 '금리 동결'...살아나는 부동산시장 바닥 다진다 [ISSUE &]

기준금리 정점 찍나…기대감 커지는 부동산시장
규제완화 이후 집값 하락폭 둔화
저가·급매물 위주로 거래량 증가
금리인상땐 시장 또 냉각 가능성
둔촌주공·장위자이 등 계약 호조
재건축·신규 분양시장 개선 조짐
내달 규제완화에 대출 수요 늘듯

힘실리는 '금리 동결'...살아나는 부동산시장 바닥 다진다 [ISSUE &]
힘실리는 '금리 동결'...살아나는 부동산시장 바닥 다진다 [ISSUE &]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 변화 등이 주목된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오는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앞두고 기준금리 정점론이 부상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3.5%로 한은이 상한선으로 언급해온 수준으로 추가 인상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금통위에서 동결 전망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 변화 등이 주목된다. 특히 대출규제 완화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날지 관심이다.

■금리 동결시 거래량 늘어날 전망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를 앞두고 부동산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리 수준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이달에는 현재 3.5% 수준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3.5%금리는 한은이 금리 상한선으로 언급한 수치이기도 하고 앞서 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대한 경기침체 우려를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에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세적인 시중금리의 하향 경로는 유효하며 누적된 인상을 통해 일종의 인플레이션 이슈에 대한 방파제를 이미 확보할 만큼 확보했다는 시각에서 볼 때 향후에도 종전과 같은 공격적이고 강력한 통화긴축이 추가로 더 진행될 여지는 크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우리나라가 금리를 3.0%p 인상한 것을 비롯 미국은 4.50%p, 유로존도 3.0%p, 영국 3.9%p, 호주 3.25%p 인상한 상태다. 사실상 금리정점론에 힘이 실리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는 시각이다.

우선 집값 변동이다. 최근 하락폭이 다소 둔화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바닥 다지기에 나섰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2주(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43%로 지난주(-0.49%)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금리가 관건이 될 수 있으며 금리 3.5%선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다"며 "다만 저가 중심 거래일 수 있고 가격의 경우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반기 규제완화가 추가되면 가격 상승 가능성은 있지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분양시장도 개선 기대감

재건축이나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가격 변동도 주목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6%을 기록했다. 재건축 가격이 보합(0.00%) 전환됐고, 일반 아파트는 0.07% 하락했다.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커지면서 1기 신도시에서 가격 하락폭(-0.08%→-0.05%)이 둔화된 반면, 2기 신도시의 낙폭이 확대되면서 신도시는 전주와 동일하게 0.06% 떨어졌다. 전세시장은 서울이 0.13% 내리면서 2주 연속 하락폭이 축소됐고 신도시가 0.09%, 경기·인천은 0.10% 떨어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1·3대책'에 이어 '1기 신도시 특별법' 발표로 사업 물꼬가 트인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하락세가 둔화된 모습"이라며 "이번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2022년 9월 중순 이후 5개월 만에 보합(0.00%)으로 전환됐다. 1기 신도시도 분당, 일산의 일부 단지에 문의가 늘면서 가격 하락이 주춤해졌지만 초과이익환수제, 개별 조합들의 의견 조율 등 걸림돌이 산재해 있고, 사업 추진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규제 완화 기대감만으로 거래가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수요자들이 움직이면서 분양시장도 개선될지도 관심이다. 분양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계약률이 50%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초기 예상과는 달리 전용 59·84㎡가 사실상 완판되며 높은 계약률을 기록했다. '장위자이 레디언트' 역시 지난달 28일 선착순 분양을 통해 80% 이상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며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3.5%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만큼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점차 신규 물량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택마련 대출 수요도 늘어날듯

주택 마련을 위한 대출 수요가 다시 증가할지도 주목된다.

내달 2일부터는 대출 규제도 다소 완화돼 서민·실수요자의 경우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시 적용됐던 최대 6억원의 대출 한도 규제가 사라지고 주택담보비율(LTV)·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도 없어진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대출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건 가운데 기준금리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에 은행 대출금리도 하락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 주요 건설사들의 분양도 시작되고 있다. 대우, GS, 롯데건설 컨소시엄을 비롯해 SK에코플랜트,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분양에 나선다. 서울을 비롯해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다. 예년에 비해 줄었지만 실수요자에게는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일 팀장은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실수요 중심인 지방 중소도시는 역으로 현 시점이 '내집마련 찬스'로 꼽힌다"며 "예전처럼 '묻지마 청약'이 사라지며 청약 경쟁률도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청주 '복대자이 더 스카이'는 특별공급에서 평균 1.44대 1을 기록했으며, 이어 1순위도 평균 8.1대 1을 기록해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앞서 1월 '창원 롯데캐슬 프리미어(1단지)'도 1순위 결과 평균 28.7대 1로 치열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