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투아스 터미널 프로젝트
항만 매립때 모래·돌 사용 최소화
환경보호·자재비 절감 두토끼 잡아
세계 시장 ‘우수 기술력’ 잇단 호평
튀르키예 등 글로벌 영토 확장중
DL이앤씨가 세계 최대 항만으로 조성 중인 싱가포르 투아스 터미널(왼쪽 사진)과 지난해 DL이앤씨가 준공한 튀르키예 차나칼레 대교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가 세계 최대 항만으로 조성 중인 싱가포르 투아스 터미널의 1단계 해상 매립공사를 마무리했다. 글로벌 건설사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전개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친환경 공법과 세분화된 공정관리로 K건설의 위상을 높여 해외 수주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자재 소모를 줄이고 공사기간 단축 등으로 발주처의 호평도 이어져 향후 싱가포르 건설시장에서 수주낭보가 기대되고 있다.
■친환경 공법으로 세계 최대 항만 구축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해 말 싱가포르 투아스 터미널 1단계 해상 매립을 완공했다. 지난 2015년 싱가포르 항만청으로부터 벨기에 준설전문회사 드레징 인터내셔널과 함께 수주한 공사로 DL이앤씨 지분은 7200억원규모다. 투아스 터미널은 오는 2040년까지 연간 6500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초대형 신항만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무인 자동화 운영 체계를 비롯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메가포트로 조성 중이다.
DL이앤씨는 매립지 지반 개량과 함께 항만 접안시설(안벽)용 케이슨 제작 및 설치를 포함한 부두시설물 시공을 맡았다. 케이슨은 수상에서 속채우기를 통해 기둥과 같은 토대를 만들기 위한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육지에서 제작한 후 바다로 이동·설치했다.
싱가포르는 건설자재 대부분을 수입으로 조달해 비용이 만만치 않은 곳이다. 하지만, DL이앤씨는 매립 과정에서 모래와 돌 사용을 최소화한 공법으로 환경보호와 함께 자재 소모를 줄여 발주처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저면을 깊게 파는 준설 중 발생하는 준설토를 매립에 최대한 활용했다. 이를 통해 기존 공법 대비 약 640만㎡의 모래 사용을 절감했다. 서울 남산의 8분의 1 규모다. 설계 당시부터 최신 토질이론을 연구해 안전성을 철저히 확보했다.
■케이슨 제작공정 7개월 단축
대형 석재를 콘크리트 구조물로 대체하는 혁신 공법을 세굴방지공 설계에 적용했다. 세굴방지공은 해저에 석재 등을 배치해 파도나 물의 흐름으로 구조물 아래 지반이 깎여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이다. 설계 단계에서 축소모형을 제작해 구조물 검증을 거치면서 신공법에 대한 발주처 승인을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80만㎡ 규모의 대형 사석 소모를 없앴다.
또한, DL이앤씨는 우수한 공정관리로 케이슨 제작공정을 7개월 단축했다. 케이슨 221개를 육상에서 제작해 해상으로 이동시킨 후 예인선을 이용해 설치했다. 케이슨 1개는 높이 28m, 무게 1만5000t으로 12층 아파트 1개동 규모에 해당한다. 제작과정을 세분화하고 일정 관리에 힘써 당초 계획환 36개월이 아닌 29개월 만에 공정을 완료했다.
첨단 로봇 설비도 공정 단축에 기여했다. 철근 가공용 로봇을 도입해 케이슨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케이슨 제작은 동일 공정을 반복하는 과정으로 균일한 길이와 모양의 철근이 요구된다.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로 고효율·고품질 및 인적 문제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를 차단했다.
DL이앤씨는 투아스 터미널 프로젝트의 실적을 바탕으로 싱가포르 건설시장에서 수주를 이어갈 계획이다. 면적이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국토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고층 빌딩, 지하철 등 체계적인 도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특히, 세계 물류시장의 주요 허브로서 항만·공항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DL이앤씨 역시 투아스 터미널 프로젝트 외에도 지난해 11월 톰슨라인 지하철을 개통시키는 등 현지 건설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현재는 주롱 이스트 환승역 확장 및 연결 공사를 진행 중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싱가포르를 비롯해 튀르키예 차나칼레 대교 개발 사업 등 글로벌 각국에 적극 진출 중"이라며 "앞으로도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시장 개척에 역량을 집증하겠다"고 강조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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