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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러 공장 생산량 56% 급감… 빈자리에 중국車 득세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1년]

작년 3월 가동중단에 직원 감원도
도요타·닛산도 철수해 中 점유율↑
中 ‘하발’ 브랜드 순위 3위로 껑충
韓 주력 품목 자동차 막히면서
지난해 對러 수출 36.6% 감소

현대차 러 공장 생산량 56% 급감… 빈자리에 중국車 득세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1년]
현대차 러시아 현지 생산 차종인 쏠라리스. 현대차 홈페이지
현대차 러 공장 생산량 56% 급감… 빈자리에 중국車 득세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1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로 현대자동차그룹의 러시아 현지 사업이 1년간 장기 표류하면서 지난해 연간 생산대수가 전년 대비 약 56% 급감했다. 또 현대차가 사업철수 대신 버티기를 택했지만 공장가동을 멈춘 사이 시장은 도요타·폭스바겐 등의 공백을 틈탄 중국차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갈수록 손실 확대…직원 감원도

21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 러시아법인(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연간 생산대수는 9만대로, 2021년(20만3000대)보다 55.9% 감소했다.

지난해 3월 공장을 멈춰 세우기 전까지 생산한 물량들이다. 2021년 연간 약 3조1700억원이었던 러시아법인 매출액은 지난해 3·4분기 누적 기준으로 875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공장가동을 중단하기 전 생산한 재고물량이 있어 버티고는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에는 현지 직원 감원도 이뤄졌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바라보고 엔진 등의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뒤따라 들어간 현대위아는 약 1144억원의 손상차손을 계상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연간 생산규모가 20만대나 되는 등 동유럽 공략의 교두보 역할을 해온 곳이다. 이 공장에서 2011년부터 현지 맞춤형 모델인 쏠라리스, 글로벌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 기아 리오 등이 생산됐다.

■中, 대러 차·부품 수출 47% 급증

현대차의 러시아 사업이 표류하면서 현지 자산에 대한 매입 시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외신은 과거 소련연방이었던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모터스라는 기업이 현대차가 지난 2020년 GM으로부터 매입한 러시아 현지 공장(연산 10만대 생산규모)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당초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이 공장을 더해 러시아 현지생산 체제를 강화할 계획이었다.

최근 러시아 현지 자동차시장은 글로벌 자동차기업의 공백을 틈탄 중국차의 공세가 거세다. 도요타, 닛산, 폭스바겐 등은 지난해 공장을 철수했다.

이 가운데 닛산의 현지공장 지분은 러시아 산업통상부의 정책에 따라 국유화 조치돼 러시아 국영자동차개발연구소(NAMI)로 넘어갔다. 국유화된 닛산 공장은 러시아 자동차 업체 카마즈의 주도하에 중국 자동차기업의 참여로 재가동될 계획이다. 중국 FAW가 이 지분을 넘겨받아 최종 승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장성기차의 자회사인 하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러시아 현지 자동차시장 브랜드 순위 3위에 오르며 최근 러시아 판매 누적 10만대를 돌파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러시아 시장에 수출한 자동차·부품은 58억8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6.8% 증가했다. 중국산 굴착기 수출은 17억700만달러로 100% 폭증했다. 타이어 수출은 110%, 2배가 넘게 확대됐다. 자동차산업의 견인으로 중국의 지난해 대러시아 수출액은 762억달러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러시아의 우방인 튀르키예의 수출 증가율은 55.1%로 증가율 1위다. 반면 한국은 대러시아 시장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수출이 막히면서 36.6%나 감소했다. 일본의 대러 수출은 이보다 큰 -41.4%, 미국은 무려 -73.2%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