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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훈풍에 장외시장도 온기… 이달 거래대금 두배 늘어

IPO 훈풍에 장외시장도 온기… 이달 거래대금 두배 늘어
중소형 종목을 중심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살아나면서 예비시장인 K-OTC와 코넥스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 중소형 새내기 5개 종목이 '따상'(공모가 2배의 시초가에서 상한가)을 이어가면서 한 발 앞선 투자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예비시장인 'K-OTC·코넥스', 거래대금 2배↑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장외주식시장 K-OTC의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6억원(21일 기준)이다. 지난달(33억원)에 비해 130% 가까이 늘었다.

비상장주식들의 주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기준 K-OTC 시장의 가중주가평균은 4119원으로 지난달 말(3990원)보다 소폭 올랐다. K-OTC는 하루 동안 전체 거래대금을 거래량으로 나눈 가중평균주가를 기준가로 활용한다.

투자 심리가 모인 곳은 K-OTC 뿐만이 아니다. 코스닥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중소벤처기업 전용 시장인 코넥스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시장의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1억원으로 지난달(10억원)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증시 부진에 위축됐던 이들 시장은 올해 들어 점차 살아나는 모양새다. 연초 국내 증시가 랠리를 펼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풀린 데다 중소형 종목이 IPO에 연달아 성공하면서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실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앞둔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뛰고 있다. 이달 코넥스시장의 주가 상승률 1~5위(21일 기준) 중 3곳이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다.

약 한 달 만에 주가가 95% 뛴 노브메타파마가 대표적이다. 노브메타파마는 최근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요건인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충족한 만큼 코스닥 이전상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틸론 역시 주가가 83% 급등했다. 틸론은 지난 9일 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 심사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말 예심을 청구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승인을 받으면서 상장 준비를 밟아나가고 있다. 45% 오른 엔솔바이오사이언스도 코스닥 이전 상장 예심 청구를 앞두고 있다.

■상장 포기한 종목은 부진… 오아시스 60%대↓

반면, 국내 비상장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인 대장주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 증시 입성을 노렸던 대어급 종목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면서 투자 유인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오아시스의 기준가는 지난 1월 말 기준 2만7200원에서 1만6600원(21일 기준)으로 61% 급락했다.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을 노렸던 오아시스는 상장 기대감이 높았던 지난 6일 3만4000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수요예측 참패로 상장 포기를 선언하면서 기준가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야놀자 역시 같은 기간 5만1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15% 하락했다. 지난 2일 상장 철회를 발표한 케이뱅크도 지지부진하다. 케이뱅크의 기준가는 이달 말 1만100원에서 1만800원으로 6% 오르는 데 그쳤다.


중소형주 IPO 시장이 살아나면서 상장을 앞둔 종목들에 투심이 몰리는 가운데 과한 기대감만으로 투자해서는 안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흥행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이 오르는 것이 우선이지만 경기 우려와 긴축 공포 등이 더해지면서 전망이 마냥 밝지는 않기 때문이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상장 기업이 공모 시장에 진입하면 유동성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높은 공모가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주식시장이 꾸준하게 살아나지 않으면 IPO 시장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경우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