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아카데미 화제작 개봉 봇물
병맛 코미디… 액션도 볼만 ‘에에올’
양자경 亞 최초 여우주연상 수상 관심
케이트 블란쳇의 재발견 '타르'
권력 정점서 무너져 가는 과정 그려
'이니셰린의 밴시’도 내달 15일 개봉
따뜻한 3월에는 가까운 극장 찾아
나만의 오스카상 꼽아 보는 건 어떨까
영화 '타르'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다음달 12일(현지시간)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국내 극장가에서도 오스카 특수를 노린 영화가 잇따라 개봉한다. 올해 유력 여우주연상 후보작인 양자경 주연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에올)와 케이트 블란쳇의 '타르'를 비롯해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작 '더 웨일' 그리고 베니스영화제를 필두로 골든글로브, 영국 아카데미까지 각본상만 32개 싹쓸이한 '이니셰린의 밴시'가 꽃샘 추위를 뚫고 관객을 만나러 온다.
■아시아 파워 '에브리씽'과 '더 웨일'
영화 '기생충'이 지난 2020년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오스카 작품상을 거머쥔 후 이듬해 '미나리'의 윤여정이 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또 중국계 클로이 자오 감독이 '노매드랜드'로 아시아 여성 감독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아시아 파워를 자랑했다.
올해는 말레이시아 출신 홍콩 배우 양자경(사진)이 이어받는다. 앞서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탄 그는 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들어올릴지 관심을 모은다. 또한 '에에올'서 양자경의 남편으로 분한 '인디아나 존스' '구니스' 아역 출신 키 호이 콴(남우조연상), 딸을 연기한 미국서 나고 자란 아시아계 스테파니 수(여우조연상) 그리고 베트남 이민자의 딸인 '더 웨일'의 홍차우(여우조연상)까지 역대 가장 많은 아시아계 배우가 연기상 후보에 오른 기념비적인 해다.
오는 3월 재개봉하는 '에에올'은 미국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중국계 이민자 에블린(양자경 분)이 세무당국의 조사와 남편의 이혼 요구, 성소수자 딸 문제로 시달리다 멀티버스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살고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뮤직비디오 감독 듀오로 활동하던 다니엘 콴과 다니엘 샤이너트 감독이 연출했다. 아시아계 출신인 다니엘 콴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과 '기생충'(2019)의 미국 흥행이 큰 용기가 됐다며 "나와 우리 가족이 마주한 역사를 탐색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두 사람은 최근 제75회 미국감독조합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들어올렸다. 영화는 두 감독의 장기인 정신없는 '병맛' 코미디와 액션이 매력적인 영화로 현대인들의 불안을 다루며 결국 사랑을 이야기한다.
영화 '미이라'의 브렌든 프레이저를 272㎏의 거구로 바꾼 '더 웨일'은 영화 '블랙 스완'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신작이다. 세상과 담쌓고 살던 대학강사 찰리(브렌든 프레이저 분)가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느끼고 9년 만에 만난 10대 딸에게 매일 자신을 찾아와 에세이 한 편을 완성하면 전 재산을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시작된다. 홍차우는 극중 찰리를 돌보는 유일한 친구이자 간호사 리즈를 연기했다. 배우 아담 샌들러는 "영화 내내 가슴이 무너져내렸다"고 호평했고, 배우 드웨인 존슨은 "오스카 시상대에 선 브렌든 프레이저를 보고 싶다"고 성원했다. 3월 1일 개봉.
■압도적 연기 '타르'와 '이니셰린의 밴시'
지난 22일 개봉한 '타르 TAR'는 주인공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가 쏟아진 영화다. 이동진 평론가는 "얼음장 속의 불덩이 같은 영화! 100%의 케이트 블란쳇"이라고 극찬했고, 시카고 선 타임즈는 "케이트 블란쳇이 관객을 지휘한다"고 호평했다.
예술(ART)과 쥐(RAT)라는 중의적 의미가 담긴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수석 지휘자 리디아 타르(케이트 블란쳇 분)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예술과 권력의 정점에 있던 한 사람의 격렬한 추락 과정을 섬세하고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 도입부 10분이 넘는 롱테이크로 이뤄진 줄리아드 음대 강의 장면과 그녀의 비극적 운명과 닮은 말러의 5번 교향곡에 대한 의미적 활용 등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는 3월 15일 개봉하는 '이니셰린의 밴시'는 예고없이 찾아온 인생 친구의 절교 선언을 소재로 끝까지 이유를 알고싶은 남자와 우정을 끝내고 싶은 남자의 웃기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블랙 코미디다. 2018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쓰리 빌보드'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마틴 맥도나 감독의 신작이다.
맥도나 감독은 "관객들이 둘 중 어느 쪽과 자신을 동일시하는지 보는 것이 흥미롭다"며 "먼저 절교를 선언한 콜름의 단호함이 이해될까, 아니면 마음의 상처를 받은 다정한 파우릭에게 더 공감될까? 이렇듯 매우 웃기지만 삶에 관한 슬픈 진실을 담아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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