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사업목적 추가 정관변경
대한항공·한화시스템은 ‘통신사업’
롯데케미칼 신동빈 사퇴여부 관심
태광산업 행동주의펀드 결과도 주목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열리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LG전자는 각각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 기간통신사업 및 화장품판매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하는 내용의 정관변경을 통해 사업다각화에 나선다. 대한항공도 기내 인터넷 서비스 운영을 위해 전기통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현대차 중고차-LG전자 화장품 진출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3월 정기주총에서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 추가는 인증중고차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해 마련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증중고차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었지만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가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1년 미룬 올 5월로 권고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이번 정관변경으로 중고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금리인상으로 중고차 시황이 침체되며 현대차는 적당한 시장진출 시기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다음달 주총에서 정관 내 사업목적에 기간통신사업 및 화장품판매업을 추가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간통신사업은 특정 기업이나 장소에 5세대(5G) 이동통신 환경을 구축하는 프라이빗 5G 사업을 위한 선택"이라며 "화장품판매업은 뷰티·의료기기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을 함께 판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판매는 최근 국내 마크스 의무착용 해제로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을 염두에 둔 계획이다. 최근 뷰티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과거 여성과 메이크업 위주에서 남녀노소 관계없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화장품 판매로 프라엘 제품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직 화장품 제조를 어느 기업과 협업하는지 구체적 사안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도 기내 인터넷 서비스 운영을 위해 전기통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한화시스템은 내달 주총에서 정관상 사업목적에 '자동차 모듈 및 부품 개발·제조·AS 사업' '정보통신사업'을 추가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1년부터 차량용 센서업체 트루윈과 합작법인을 세워 자동차 전자부품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리는 나이트비전의 핵심부품인 적외선(IR)센서, 전장센서 등 미세전자기계시스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아울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내달 주총에서 정관상 사업목적에 '건설기계대여업'을 추가한다. 글로벌 탄소중립 확대에 따른 철스크랩(고철)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양질의 스크랩을 공급받기 위해 국내 스크랩 업체들과 협업을 늘리면서 굴착기 등 스크랩 관련 장비를 협력업체에 빌려줄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케미칼 사내이사 물러날까
올해 주총에서 롯데케미칼의 대표이사 교체 여부도 관심거리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주총을 기점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교현 부회장, 황진구 부사장 등 이영준 부사장을 제외한 대표이사 3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김 부회장과 황 부사장이 유임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사퇴할지가 관심사다. 신 회장은 2019년 말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호텔롯데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지난해 말에는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 등기임원에서도 물러났다.
행동주의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태광산업에 대한 주주제안 결과도 주목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최근 태광산업에 배당성향을 20% 이상으로 높이고,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개 주주서한을 태광산업에 보냈다. 태광산업이 현금·상장주식·SK브로드밴드 주식·부동산 등 총 3조원에 가까운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음에도 시가총액이 약 8000억원에 불과하다며, 회사의 영업가치에 비해 시총이 과도하게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러스톤은 배당성향을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성향 평균치인 20% 이상으로 높이고, 조인식 전 국민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직무대리를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김동호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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