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는 산업' 투심 움직여
국내 ETF에 해외 주식까지 베팅
"메가트렌드인 만큼 투자할 가치"
"바이오주처럼 이슈 민감도 높아"
우주항공이 금융투자시장에서 대표적 메가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민간 기업을 넘어 정부 차원에서 직접 산업을 키우고자 하는 의지가 시장에 반영되면서다. 동학개미뿐 아니라 서학개미도 관련 종목을 찾아 베팅하고 있다.
2월 2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상장지수펀드(ETF)인 'ARIRANG 우주항공&UAM iSelect'와 'WOORI 미국S&P우주항공&디펜스' 설정액은 각각 133억원, 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8월에 상장한 이후 모집한 금액이다. 일반 공모펀드인 'NH-Amundi글로벌우주항공'도 22억원을 잡았다.
시선은 해외 주식으로도 넘어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27일 기준) 들어 국내투자자들은 '버진 갤럭틱 홀딩스'를 1397만달러(약 184억원)어치 순매수 했다. 이 기업은 우주개발업체로, 모선인 VMS이브가 캘리포니아에서 시험 비행을 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지난 15일(현지시간) 13.61% 급등하기도 했다.
굵직한 국내외 관련 이벤트 발생이 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개별 기업에 머물렀던 우주항공 산업 견인 주체가 정부로 확대되는 흐름이 주효했다. 정부가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으로 대표되는 민간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규제를 완화해주는 등 밀어주는 구도가 정착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와 달 탐사 우주선인 다누리호 발사 성공도 한국 정부와 군이 적극 투자한 결과물로 꼽힌다.
서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들이 다수 참여하고 여러 스타트업들이 나타나는 등 우주기업 생태계는 탄탄한 편"이라며 "다만 정치적 갈등 조정, 선진국과의 제휴, 민간 투자확대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군수에 치중했던 정부가 민간 기업과 접촉면을 늘리며 시장을 키워가는 모양새"라며 "메가트렌드인 만큼 투자할 가치는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주항공 산업 사업성이 선명한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투자 위험도는 높다. 그렇다 보니 개별 종목의 이슈 민감도 역시 크다. 바이오주 운명이 임상시험 결과에 휘둘리는 것처럼 일부 우주항공주 역시 발사체 개발 혹은 발사 성공 여부에 주가 등락폭이 크게 형성된단 뜻이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버진 갤럭틱 목표주가를 기존 22달러에서 10달러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우주여행 같은 고위험, 자본집약적 산업을 수익성 있게 만드는 투자에 대한 의문에서다.
서 연구원도 "관련주로 언급되는 기업 상당수는 돈을 벌지 못하는 테마주 수준"이라며 "그 수혜를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결정하는 투자는 무모하다"고 조언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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