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고배당 필요없다" SM 떠나는 기관… 롤러코스터 탄 주가

경영권 다툼에 미래 불확실성↑
기관 투자가, 3거래일 연속 매도
연기금은 15거래일째 팔아치워
"자산매각·차입 통해 재원 마련
시장선 환영보다 우려" 분위기

"고배당 필요없다" SM 떠나는 기관… 롤러코스터 탄 주가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 불확실성이 연기금 등 기관 투자가들의 순매도로 이어지고 있다. 배당 확대 정책에도 기관의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월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24일부터 3거래일 연속으로 291억원, 535억원, 983억원 규모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 이상 상승했지만 기관의 매도 우위는 변하지 않았다.

연기금은 이날 소폭 매수세를 보였으나 이달 7일 이후 27일까지 15거래일 연속으로 에스엠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이 기간 연기금의 총 순매도 금액은 1480억원에 달해 기관 투자자 가운데 가장 많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환상보다 현실을 기반으로 한 판단이 우세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에스엠의 주주환원 확대와 고배당 정책은 주주로서 환영할 일이지만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성장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아닌, 외부 차입을 통한 재무구조 재편이 중장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판단이다.

에스엠은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1200원의 배당을 위한 재무제표 승인건'을 포함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회사 지배구조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에스엠의 고배당 정책은 최근 논란 속 '갑작스럽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하이브의 공개매수 청약 마감 하루 전 경영권 방어를 위한 단기적 판단이라는 주장도 나온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자산은 결국 아티스트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수익성이 보장돼야 고배당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주주친화정책이 최근 경영권 논란 속에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확보를 위한 단기적 결정이라면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에스엠의 이번 결정을 두고 "내부 역량과 전략을 통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투자 유치와 비핵심 자산 매각 및 차입 등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재원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에스엠의 주가는 지난 16일 장중 13만36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한 후 연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날 장중 5% 이상 하락했던 주가는 이날 6.07% 오르는 등 롤러코스터를 탄 형국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주가는 펀더멘털 보다 연일 나오는 공시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라며 "하이브의 공개매수 단가 12만원을 넘긴 상황임에도 예정된 이벤트들이 많아 예측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분간 주가는 가처분 신청 결과 및 하이브, 카카오의 공개매수 대항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