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3월 증시 2200∼2600 전망
반도체 기업 부진 증시상승 발목
업종별 차별화 대응 전략 세워야
中 리오프닝 수혜주 등 담아볼만
美 경제지표 영향 전망은 엇갈려
지난달 코스피는 기대감을 갖고 출발했지만 박스권에 머물렀다. 증권가는 이달에도 박스권을 예상한다. 다만 한국기업의 실적 반등, 미국 경제지표에 의한 시장 변동, 중국 리오프닝에 의한 수혜주 등을 눈여겨 볼 것을 조언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인공지능(AI) 모델로 예측한 3월 코스피시장의 방향성은 하락 확률이 76%다. 많은 전문가들이 '박스피'를 예상했지만 부정적인 전망이 기저에 깔려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잡는 것은 기업들의 이익 하락이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28%)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도 3개월 전 약 34조원에서 1개월 전 약 22조원, 2월 26일 기준 약 17조원으로 앞자리를 바꾸며 가파르게 낮아지고 있다. 국내 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기업의 실적 부진은 증시 상승을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다.
김규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의 전제조건은 기업이익 턴어라운드지만 재무 변수상 기업 이익의 턴어라운드 신호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지표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거시 지표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부담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인상 중단 시점이 연장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는 기술주 랠리에 대한 강력한 저항과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안정을 가장 저해한 요소는 타이트한 고용 상황"이라며 "(3월 증시는) 앞선 기대의 되돌림이 필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대다수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3월 FOMC에서 50bp(1bp=0.01%포인트)보다 25bp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연착륙 기대감이 주가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2400선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 연준이 현재 시장이 우려하는 것 이상으로 매파적인 결과를 제공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이때를 기점으로 주식시장의 상단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스권이 지속될 경우 종목장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경기민감주 등 중국향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실적 차별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동차 중심의 대응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부양에 따른 소재 분야 수혜가 기대된다"며 "중국경제 정상화에 따라 화장품 등 중국 관련 소비재 주식에 대한 기대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중국의 애국주의 소비운동을 감안하면 한국 브랜드들의 수혜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중국시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비즈니스를 영위하거나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한국제품이라는 인식이 약한 기업들의 수혜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에도 종목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낙폭과대 실적주와 퀄리티 고배당주 옥석가리기, 중국 리오프닝 수혜주 중심의 압축 대응이 중요하다"며 "자동차, 소프트웨어, 통신, 중국 인바운드 소재군 대표주를 주목한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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