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EQT, 총 2조원에 인수
SK스퀘어, 8600억대 실탄 마련
박정호 부회장 "EQT와 공동경영"
무인매장·AI서비스 등 투자 확대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2월 28일(현지시간) 스페인 하얏트리젠시 바르셀로나 타워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파이낸셜뉴스 바르셀로나(스페인)=김준혁 기자】 SK그룹의 투자자문회사인 SK스퀘어가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한 글로벌 투자회사 EQT에 국내 2위 보안업체 SK쉴더스 지분을 매각했다. SK스퀘어는 8600억원대 매각자금으로 인수합병(M&A)을 모색하는 동시에 EQT와 SK쉴더스를 공동경영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발렌베리에 SK쉴더스 경영권 매각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2월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EQT에 SK스퀘어가 보유한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8646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한국 보안시장이나 첨단 테크기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대한 외국 주주들의 신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QT는 SK스퀘어 지분 일부와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 지분 전체를 2조원가량에 인수했다. 여기에 추가 신주까지 취득해 지분 68%를 지닌 SK쉴더스 최대주주가 된다. SK스퀘어는 지분 32%의 2대주주가 된다. 이번 투자 유치 후 SK스퀘어가 측정한 SK쉴더스 기업가치는 약 5조원이다. EQT는 회장인 콘니 욘슨과 스웨덴의 저명한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한 투자회사 인베스터 AB에 의해 설립된 회사다. 에릭슨과 아스트라제네카 등 여러 기업에 대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투자사다. 최근 5년간 자금모집액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사모펀드운용사(PEF)이기도 하다.
SK스퀘어는 이번 지분매각을 통해 얻은 8600억원가량의 자금으로 M&A를 추진하는 한편 주주환원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SK스퀘어 출범 후 첫 투자 풀사이클 성과를 시작으로 주주가치를 본격적으로 제고하겠다"며 "국내 보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측은 올 3·4분기 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및 각종 정부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SK쉴더스 글로벌 진출 '군불'
SK스퀘어와 EQT는 각사가 가진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SK쉴더스 글로벌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SK쉴더스는 2000억원 규모 신주를 발행해 무인매장과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서비스 등 신규 사업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QT가 보유한 해외 보안기업인 세큐리타스, 안티시맥스 등과의 시너지도 찾는다. △디지털전환 가속화 △사이버·융합보안 구독형 사업모델 확대 △물리보안 사업모델 혁신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무인점포가 늘어나고 정보보안이 필요한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성장 기회도 더 많아질 것으로 SK스퀘어는 기대하고 있다. 미국·중국·헝가리에 현지법인을, 베트남과 일본에는 관제 플랫폼을 수출한 SK쉴더스는 향후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해외 합작회사(조인트 벤처) 설립과 전략적 M&A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신주로 들어오는 2000억원은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회사 인수 등을 통해 성장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대주주가 해외 투자사로 넘어가면서 발생하는 고용우려에 대해서는 "SK쉴더스 구성원 고용은 절대적으로 보장한다. 고용이 흔들리는 투자를 유치하거나 그런 주주와는 일하지 않는다"면서 "좋은 일을 통해서 (임직원에게 주어지는) 성과급, 축하금 등을 기대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jhyuk@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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